맨유는 오는 18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리버풀과 2016-2017 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8라운드를 치른다.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이다. 올 시즌 리그가 7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맨유와 리버풀의 승점차이는 3점에 불과하다. 맨유는 승점 13점(4승 1무 2패)으로 7위에, 리버풀은 승점 16점(5승 1무 1패)으로 4위에 올라있다. 이번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 변동이 일어난다.
이와 별개로 두 팀의 자존심까지 걸려있다. 맨유와 리버풀은 EPL 내에서도 손꼽히는 앙숙으로 알려져 있으며, ‘노스 웨스트더비’란 이름으로 수년간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맨유는 이번 리버풀전을 통해 자존심을 지키면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리그 상위권 도약까지 노리겠다는 각오다. 키워드는 공중장악과 포백보호다.
#우월한 제공권으로 주도권을 잡아라.
영국 ‘맨체스터 이브닝 뉴스’의 16일 보도에 따르면 달레이 블린트(26·맨유)는 “최고 수준의 경기는 작은 차이에서 승부가 갈린다. 그 중 세트피스는 우리가 득점을 올릴 수 있는 좋은 기회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체격이 좋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것을 활용해야만 한다”라고 설명했다.
맨유는 올 시즌 공중전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영국 ‘후스코어드닷컴’의 통계에 따르면 맨유는 올 시즌 기록한 13골 중 4골을 세트피스를 통해 터트리며 세트피스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맨유는 지난달 치러진 레스터 시티와의 2016-2017 시즌 EPL 6라운드에서는 세트피스로만 3골을 만들어내며 압도적인 공중 장악력을 뽐냈다. 이 시기에 후안 마타(28)는 “항상 코너킥을 연습해왔다. 지난 시즌부터 득점을 터트릴 수 있는 누군가에게 공을 투입할 수 있도록 수차례 연습했다”라며 비결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실 맨유는 지난 시즌까지만 하더라도 마루앙 펠라이니(29)를 제외하면 공중전에서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지만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5)·폴 포그바(23)·에릭 베일리(22)의 합류로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 이들은 각각 195cm, 191cm, 187cm의 신장을 앞세워 맨유의 제공권 장악에 앞장서고 있다. 덕분에 맨유는 올 시즌 경기당 평균 15.3회의 공중볼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반면 리버풀은 올 시즌 공중전에서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18골 중 세트피스 득점은 3골에 불과했으며, 경기당 평균 12.9회의 공중볼을 따내는 데 그쳤다. 팀 내에 190cm 이상의 선수가 요엘 마티프(25)와 시몽 미뇰렛(28)뿐인 데다가, 필리페 쿠티뉴(24·171cm)·아담 랄라나(28·172cm)와 같은 핵심 선수들의 신장이 비교적 작은 편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맨유가 이 점을 파고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선수 대니 히긴보텀은(38)은 영국 ‘더 선’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리버풀은 측면 크로스에 취약하다. 특히 세트피스에 약하다. 맨유는 페널티 박스안의 즐라탄을 향해 계속해서 공을 투입해야한다”라고 조언을 건넸다.
#에레라 혹은 캐릭, 포백을 지켜라.
결국 맨유는 측면을 주공격 루트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히긴보텀은 “맨유는 측면을 활용한 역습을 노릴 것이다. 리버풀에게 점유율과 주도권을 내줄 수도 있지만, 수비와 미드필드간의 간격을 벌어지지 않게 유지하면서 틈을 엿볼 것이다”라고 맨유의 전술을 예상하기도 했다.
실제로 조세 무리뉴(53) 감독은 올 시즌 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왔다. 앙토니 마샬(21)·마커스 래쉬포드(19)·제시 린가드(24) 등 다양한 자원을 실험해보며 측면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노력하는가 하면 루크 쇼(21)·안토니오 발렌시아(31)와 같은 풀백들에게 과감한 공격가담을 주문하기도 했다.
중원 싸움에서는 리버풀의 우위가 예상된다. 리버풀은 조던 헨더슨(26)·조르지니오 바이날둠(26)·랄라나로 꾸려진 중원으로 아스널, 첼시와 같은 강호들을 차례로 제압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맨유는 포그바의 개인 능력에 의존하고 있을 뿐 아직까지 최적의 조합을 찾지 못한 모양새다.
히긴보텀은 이에 대한 대책으로 안데르 에레라(26)를 제시했다. 그는 “만약 에레라가 포백 앞에 선다면, 리버풀을 저지할만한 방어벽이 되어 줄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리버풀은 스터리지의 기용, ‘가짜 9번 전술’과 별개로 맨유의 중앙 수비를 끌어내기 위해 시도할 것이다. 그러나 에레라가 포백 앞을 지키고 있다면, 맨유는 포백 전형을 단단하게 유지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돌파해오는 상대팀 선수들에게 흔들리지도 않을 것이다”라며 에레라의 기용을 추천했다.
맨유는 포그바를 중심으로 다양한 중원 조합을 실험해왔다. 펠라이니가 포그바의 파트너로 주전을 꿰차는 듯 했으나, 현재는 에레라가 6라운드부터 포그바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상황. 이 가운데 맨유의 전설적인 수비수 게리 네빌(41)은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포그바와 에레라는 강팀을 상대로도 충분히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음을 증명해야만 한다”라며 검증의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캐릭의 기용도 고려해볼만 하다. 리버풀의 전설 그레엄 수네스(63)는 영국 ‘스카이 스포츠’를 통해 “마이클 캐릭(35)은 여전히 최고의 수비형 미드필더다. 리버풀전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라며 캐릭의 출전을 예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