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까머리를 한 송중기가 대통령 표창을 품에 안았다. 그의 수상 소감엔 자화자찬이 아닌 일제 강제징용 희생자들이 언급됐다.
송중기는 27일 오후 서울시 중구 해오름극장에서 진행된 제 7회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시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의 수상자가 됐다. 한류를 재점화한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그에게 표창을 안겼다.
그러나 송중기의 수상 소감에서 '태양의 후예'가 차지한 분량은 딱 절반. 나머지 절반의 소감을 그는 현재 촬영 중인 영화 '군함도'에 할애했다. 송중기는 "오늘 아침까지 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군함도'를 촬영하고 왔다. 영화를 찍다 보니 진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던 것은 많은 희생을 해주신 선조분들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실 이 같은 수상 소감은 이날 시상식과 어울리지 않았다. 송중기는 '태양의 후예'의 흥행으로 범아시아적 인기를 얻었고 대통령 표창까지 품에 안았다. 그러나 송중기는 자화자찬 대신 '군함도'와 영화가 그리는 희생자를 언급했다.
'군함도'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일본 하시마섬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들의 탈출을 그린다. 송중기는 극 중 독립군 역을 맡았다. '군함도' 이후, 송중기는 아픈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는 앞서 지난 18일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거주하고 있는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 집'에 2천만원을 기부했다. 소속사조차 몰랐던 선행이었다. '나눔의 집' 관계자들 또한 통장에 찍힌 송중기 세 글자를 보고 긴가민가할 정도였다. 그의 기부 소식이 알려지자 '군함도'도 주목받았다. 그가 '군함도'를 촬영하며 이에 영향을 받아 기부로 이어졌다는 추측이 이어졌다.
송중기는 화려한 시상식에서 반짝거리는 조명을 받으며 무대 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의 헤어스타일은 짧게 자른 까까머리. 시상식과 어울리지 않는 송중기의 까까머리는 시상식과 어울리지 않는 수상소감과 함께 의미있게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