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가 12월1일 개국 5주년을 맞는다. 2011년 개국 이후 초단기간에 이른바 '5대방송사(KBS·MBC·SBS·JTBC·tvN)'에 입성했다. 타 채널을 압도하는 힘을 가질 수 있었던 원동력은 단연 '콘텐트의 힘'이다. 채널의 위상이 미비하던 시절 JTBC는 참신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인지도를 넓혔고 현재는 예능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일간스포츠에선 JTBC 5주년을 맞아 각 부문(예능·드라마·보도·시사 교양·스포츠)에서 채널의 인지도 상승에 기여한 대표 인물을 만나 릴레이 인터뷰를 진행한다. 첫 번째 주인공은 예능국을 이끌고 있는 여운혁 국장(47)이다. JTBC 개국 공신이자 예능국 터줏대감이다. 2011년 MBC에서 이적, '닥터의 승부', '남자의 그물건', '선암여고 탐정단', '아는 형님' 등을 연출·기획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타 채널과 차별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국장으로서 하는 얘기지만 우린 타 채널과 비교를 하지 않는다. 스스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집중한다. '타 채널이 뭘 한다' 그런 생각 자체를 안 한다. 연출자 본인 스스로가 재밌는 게 중요하다. 콘텐트 싸움에서 타 채널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지는 거다. 자기 색깔을 드러내는 게 중요하다. 예를 들어 연출자가 '먹방'이 재밌다고 꽂힌다면 그걸 재밌게 보여주는 게 우리 역할이다."
-어떤 점을 후배 PD들에게 강조하는가. "'네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게 뭐냐'고 많이 물어본다. 연출자 스스로가 재밌지 않으면 어떻게 남을 웃길 수 있겠나. 그 점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선배로서 무책임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게 중요하다. 그런 것들에 길들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자기 색깔을 내는 데 충실할 수 있다."
-올해 눈부신 성과를 보였던 프로그램을 꼽는다면. "전반기엔 '투유 프로젝트-슈가맨', 중반기 이후엔 '아는 형님'이다. '슈가맨'은 음악을 가지고 이런 각도로도 놀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계기였다. '아는 형님'은 근본 없는 예능이라고들 하는데 사실 정통 예능이라고 생각한다. 연예인들이 자기 장기를 보여주면서, 웃고 떠들고 하는 게 오락 프로그램의 근본이지 않나. 제일 클래식한 걸 하고 있다. 예능이란 장르에서 음악·남녀 짝짓기·음식·스타쇼 이런 건 영원히 갈 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포장지만 바뀌는 것이다. 그 시대에 맞는 포장지를 만들어서 씌워주면 새로운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있다.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건 없다고 생각한다."
-'아는 형님'이 성공적으로 안착해서 누구보다 기쁠 것 같다. "다행이다. 초반엔 어려웠는데 시청률도 그렇고 화제성도 그렇고 많이 올라갔다. 지금처럼 3~4%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했으면 좋겠다. 개인적인 바람이다. '아는 형님' 같은 경우 어느 정도 의도는 했지만 짧은 영상인 '짤'이 먹혀서 프로그램 인기 상승을 도왔다. 거기에 붙는 광고 수익 역시 짭짤하다. 물론 의도는 했는데 이 정도로 폭발적인 줄은 몰랐다. 시청자들이 콘텐트를 접하는 패턴이 많이 달라졌다는 걸 느꼈다. 앞으로 예능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다양한 방식이 많이 나올 수 있겠다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