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가는 길’이 사랑받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대사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를 이을 명대사도 탄생했다.
KBS2 수목극 ‘공항가는 길’이 낳은 최고의 유행어 ‘3무사이(三無사이)’는 5회에 처음 등장한다. 최수아(김하늘)는 “3무사이 하자. 바라는 거, 만지는 거, 헤어지는 거 없는 사이라면 시작하자”고 서도우(이상윤)에게 끌리는 마음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10회에선 최수아가 남편 박진석(신성록)에게 바람을 들킨 후 “3무사이 중 하나만 남기고 다 안 될 것 같아요. 바라지 말기. 컵 하나만 깨져도 다 내 탓 같아요”라며 서도우에게 이별을 고한다.
대본을 쓴 이숙연 작가는 ‘3무사이’처럼 되뇔수록 마음에 와 닿는 대사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솔직하면서도 담백하게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달했다. ‘3무사이’ 외에도 드라마 팬들이 저마다의 감상으로 꼽은 명대사는 수두룩하다.
“그리운 게 얼마나 좋은데, 기다리기만 하면 되잖아.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희망적이야”(1회), “남들 다 하는 먹고 사는 일인데 뭐가 이렇게 힘든지. 외국 가서 잠시 3~40분 사부작 걷는데, 어디선가 불어오는 미풍에 인생 뭐 별거 있나, 이렇게 좋으면 되는 거지 하고 다시 힘나는…”(3회) 등 16회를 꽉 채운 명대사를 대본집으로 보고 싶다는 반응이 많다.
감성을 울리는 명대사들은 하루아침에 나온 것이 아니기에 시청자들도 이를 알아챘을 터. ‘공항가는 길’로 공중파에 데뷔한 이 작가는 다년간의 내공이 있는 베테랑이다. ‘유열의 음악앨범’ ‘세상의 모든 음악, 김미숙입니다’ 대본을 썼던 라디오작가 출신이다. 이후 충무로로 넘어가 영화 ‘봄날은 간다’, ‘외출’, ‘행복’ 등 허진호 영화감독과 호흡을 맞췄으며 유열의 히트곡 ‘사랑의 찬가’의 가사도 썼다.
멜로 장르에 특화된 이 작가는 장점을 살려 ‘공항가는 길’의 명품대본을 탄생시켰다. 성공적인 드라마 데뷔 신고식을 마친 이 작가의 차기작이 벌써부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