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영화 '잭 리처: 네버 고 백'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측은 "'잭 리처: 네버 고 백' 개봉일을 30일로 재확정 지었다"고 고지했다. 이유는 영화에 대한 평이 나쁘지 않아 좀 더 좋은 시기에 선보이는 것이 낫겠다는 논의 결과다.
일찌감치 개봉일을 결정짓고 그 날짜에 무조건 개봉하는 여느 할리우드 영화들과 다리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북미를 시작으로 각 나라마다 개봉일이 모두 다른데다가 한국은 다소 늦게 개봉하는 편이라 변경이 유동적이었다는 것도 한 몫 했다.
이에 따라 당초 24일 개봉 예정이었던 '잭 리처: 네버 고 백'은 30일 공효진 엄지원 주연 '미씽: 사라진 여자(이언희 감독)'와 같은 날 동시 개봉을 하게 됐다.
특히 '잭 리처: 네버 고 백'에 앞서서는 조정석 도경수의 '형(권수경 감독)' 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가 30일 개봉을 준비 중이었던 '형'의 개봉일을 24일로 앞당긴 바 있다. 결과적으로 '잭 리처: 네버 고 백'과 '형'의 개봉일이 맞바뀐 것이나 다름 없다.
전통적인 비수기로 꼽히는 11월 이례적으로 많은 영화들이 개봉하면서 배급사들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눈치싸움을 펼쳤다. 이미 11월 초 '잭 리처: 네버 고백'과 '형'의 사례와 똑같이 개봉일을 맞바꾼 영화들도 있었다.
강동원 주연 '가려진 시간'이 기존 개봉 예정일이었던 10일에서 수능 하루 전 날인 16일로 변경하면서 16일 개봉하려 했던 '스플릿'은 10일로 변경, 여기에 다시 9일로 옮겨 관객들을 만났다. '스플릿'은 현재 박스오피스 2위를 달리며 흥행 순항 중이다.
'흥행'이라는 목적을 우선 달성하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에 영화를 잘 만들어 놨어도 언제 내보내느냐 역시 중요하다. 개봉까지 큰 이슈없이 지나가는 영화들도 있지만 때론 마지막까지 관계자들의 피를 말리게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밖에 없다.
한 관계자는 최근 일간스포츠에 "개봉일을 한 번, 혹은 두 번 이상 변경하면 안 된다는 규율이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급하게 받은 연락의 8할은 대부분 개봉 이슈 때문이다. 개봉일이 변경되면 그로 인한 부수적인 일정까지 변경된다"며 "현 시국 등 예상못한 상황이 닥치지 않는다면 사실 잘 될 영화는 언제 내걸어도 잘 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지난 여름 시장 '덕혜옹주(허진호 감독)'를 배급하면서도 개봉일을 여러 번 변경해 일부 관계자들의 눈총을 샀다. 큰 흥행작이 없었던 만큼 무조건 흥행을 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분명 골치는 아팠을 터. 결국 '덕혜옹주'는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돌파하며 롯데 관계자들의 숨통을 쉬게 만들었다.
해외에서는 꽤 잘 나가는 '잭 리처'도 전 편이 국내에서 누적관객수 78만 명 밖에 들지 않으면서 속편의 흥행 역시 장담하기는 힘들다. 과연 '잭 리처: 네버 고 백'의 개봉일 변경이 신의 한 수로 작용할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