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장이 내년까지 금융지주체계로 전환하는 것을 공식화했다. 올해가 임기 만료인 이 행장이 민영화 성공을 계기로 연임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14일 이 행장은 사내 방송을 통해 "내년에 금융지주체계를 재구축해 국내 1등 종합금융그룹으로서 위상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금융지주체계 구축을 포함해 내년도 5대 신성장 동력으로 생애주기에 맞춘 자산 관리 경쟁력 강화·금융 플랫폼 네트워크 지속 강화·글로벌 시장에서의 질적 성장 도모·이종산업 진출 활성화와 IB 분야에서의 다양한 수익 기회 도모 등을 발표했다.
이 행장은 "새로운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를 통해 은행장 선임을 포함한 모범적인 은행지배구조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중장기적인 계획과 비전을 세우고 경영 안정성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은행장이 정례화된 방송 이외에 특별 방송으로 주요 경영계획을 밝히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 행장이 연임에 대한 의지를 다진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또 4전5기에 끝에 성공한 우리은행 민영화도 이 행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지난 2010년부터 4차례에 걸쳐 시도됐지만 빈번히 실패했다. 이번 민영화는 사실상 우리은행의 마지막 시도로 이 행장은 올해 안에 반드시 민영화를 성공하겠다고 줄곧 공언해왔다.
올해 다섯 번째로 진행된 민영화는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지분 30%를 4~8%로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7개 투자자가 인수자로 선정됐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이 행장이 연임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 같은 방송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새로운 과점주주들 입장에서는 회사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할 것으로 보여 이 행장의 연임에 표를 던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행장의 임기는 오는 12월 30일까지지만 임원추천위원회가 내년 초에 구성될 예정이라 사실상 내년 3월로 연장됐다. 차기 행장은 내년 3월중 열릴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조은애 기자 cho.eunae@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