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자 드라마인가. 드라마 속에 전체를 요약한 또 다른 이야기가 숨었다. 묘하게 빠져드는 것이 웃기면서 끝내 슬프다.
고강희(박진희)는 24일 방송된 KBS2 '오 마이 금비'에서 유금비(허정은)에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겠다고 말했다. 모휘철(오지호)도 고강희 이야기를 경청하기 시작했다.
"옛날 연이와 장이가 살았는데 장이는 연이에게 야명주(밤에도 빛나는 구슬)를 사주겠다며 멀리 배를 타고 집을 떠났다. 철쭉이 다섯 번 피고 질때까지 돌아오기로 했는데 돈 버는 일에 심취한 장이는 철쭉이 열번 피고 지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드디어 야명주를 사서 집으로 금의환향한 장이. 멀리서 하늘에 떠 있는 연을 발견하고 기뻐했는데 알고보니 그 연은 연이 무덤 비석에 묶여 있었다. 연이는 철쭉이 일곱번 피고 지던 해 찬바람을 너무 많이 쐬서 병으로 죽고 말았다. 장이는 큰 슬픔에 잠겨 야명주를 비롯한 금은보화를 바다에 던졌다. 그 이후로 바다는 밤에도 보름달이 뜬 것처럼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동화는 굉장히 재미있게 표현됐다. 연이는 허정은 얼굴로 장이는 오지호 얼굴을 본땄다. 재미있는 그림과 박진희의 몰입도 높은 내레이션이 어우러지니 웃음과 동시에 슬픔이 밀려왔다.
마치 짧은 동화가 '오 마이 금비'의 전체 내용을 담은 듯 했다. 특히 이날 금비가 이미 자신의 병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개에 속도가 붙었다. 떨리는 손을 계속 붙잡으며 "이모가 내가 니만 피크병인 거 알고 버리고 갔다. 치매 같은 거다. 점점 기억 잃어버리다가 몸도 움직이기 힘들어지고 보통 스무살 되기 전에 죽는 거"라며 담담하게 병에 대해 말했다.
아직 사실을 모르는 휘철. 과연 장이처럼 연이를 내버려둔 채 떠나갈까, 아니면 끝까지 연이 곁을 지키며 소중한 시간들을 함께 만들어나갈까. 무엇보다 동화와 다른 해피엔딩으로 희망을 선물할지 결말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