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신인 기근 속에서 아쉬운 시간을 보내던 남녀 프로농구가 요즘 모처럼 활력이 넘친다. '될 성부른 떡잎'이 대거 등장해 코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기 때문이다.
남자 프로농구는 일찍부터 기대를 모았다. '드래프트 흉년'인 예년과 다르게 올해는 이종현을 비롯해 최준용, 강상재(이상 22) 등 '빅3'로 불리는 대형 신인들은 물론이고 '황금 세대'로 불릴 만큼 실력을 겸비한 신인들이 많았다.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의 유니폼을 입은 이종현은 피로 골절 등 부상으로 아직 데뷔전을 치르지 못하고 있지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빼어나다.
특히 전체 2순위로 서울 SK 유니폼을 입은 최준용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문경은(45) 감독의 지원 아래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최준용은 현재까지 13경기에 출전해 총 422분45초를 뛰면서 125득점과 118개의 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경기당 평균 9.6득점에 9.1개의 리바운드로 매 경기 더블더블에 가까운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어시스트는 경기당 평균 2.3개, 스틸과 블록슛은 각각 1.2개와 1.3개로 리그에 갓 데뷔한 신인이라기에는 믿기 어려운 활약이다.
최준용은 또 한참 위의 선배들은 물론이고 외국인 선수와 매치업에서도 밀리지 않고 버텨 내는 모습을 보이며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드래프트 전부터 거침없는 입담으로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았던 그의 당찬 성격도 프로 무대에서 기죽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여기에 문 감독과 팀원들의 든든한 지원까지 업은 최준용은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남자 프로농구에 최준용이 있다면 여자 프로농구에는 김지영과 이주연(이상 18)이 있다. 인성여고 선후배 사이인 김지영과 이주연은 요즘 여자 프로농구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성'들이다.
프로 2년 차 김지영은 지난 14일 구리 KDB생명전에서 국가대표 가드 이경은(29)을 앞에 두고 유로 스텝과 더블 클러치를 성공시켜 화제가 됐다. 남자 선수들도 해내기 어려운 테크닉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모습에 농구 팬들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과감하고 저돌적인 플레이 스타일에 꾸준한 활약이 더해져 새로운 여자 농구 스타로 탄생했다.
올 시즌 전체 2순위로 용인 삼성생명 유니폼을 입은 이주연도 뜨겁다. 그는 자신을 두고 "이미선(37·은퇴)만큼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평가한 임근배(49) 감독의 칭찬에 보답하듯 프로 무대에서 거침없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3일 부천 KEB하나은행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른 이주연은 과감한 3점슛으로 데뷔 첫 득점을 기록하더니 이후 2점슛 두 개와 3점슛 한 개를 더해 금세 두 자릿수 득점을 올렸다. 여자 프로농구에서 신인이 데뷔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것은 2007년 1월 7일 이선화(당시 신세계)가 기록한 16득점 이후 무려 9년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