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킹(한재림 감독)' 예고편은 30일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 선공개 돼 예비 관객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공개되자마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져나간 '더킹' 예고편은 '뜻밖의 하이퍼 리얼리즘' '극 현실주의'라는 평을 받으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뜨거운 이슈로 떠오른 것.
'더킹'은 무소불위 권력을 쥐고 폼나게 살고 싶었던 조인성(태수)이 대한민국을 입맛대로 좌지우지하는 권력의 설계자 정우성(한강식)을 만나 세상의 왕으로 올라서기 위해 펼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번에 공개된 예고편은 단 1분짜리 영상이지만 매일 뉴스를 통해 접하는 현 시국 상황을 압축해 놓은 것처럼 상당 부분 닮아있어 놀라움을 자아낸다.
"자존심 잠깐이다. 누군 서울대학 안 나오고 사시패스 안 했냐"는 배성우의 목소리로 시작되는 '더킹' 예고편은 이어 '왕이 되고 싶은 남자' 조인성이 "99% 대다수 검사들은 일에 치여 사는 샐러리맨이다. 진짜 권력을 누리는 검사는 없을까?"라는 말로 '더킹'에 담긴 스토리를 함축시키는 동시에 감춰진 스토리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킨다.
여기에 세상을 움직이는 진짜 권력자 '권력의 핵심' 정우성이 등판, "내가 역사야. 이 나라고"라는 한 마디로 자신의 캐릭터를 소개하며 보는 이들을 압도한다.
이 과정에서 실제 대통령을 지낸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이 빠르게 지나가는가 하면, 쿠키영상처럼 꾸며진 예고편 말미에는 한수연·정인기·정우성·배성우 조인성이 나란히 서 굿판을 벌이는 장면이 등장해 현 시국 '대통령 하야'까지 외치게 만든 최순실 게이트를 단박에 떠오르게 만든다. "내가 도와줄게. 내가 도와줄게"라며 주문처럼 외우는 무당 앞에서 무당을 진심으로 신뢰하는 듯 반은 넋을 놓은 채 박수를 치며 제자리에서 방방 뛰는 정우성의 표정은 그야말로 화룡점정.
창문 너머로 세상 아래를 내려다 보며 비열한 표정으로 서 있는 배성우·정우성·조인성은 왠지 창호지를 꺼내야 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내뿜고, "조폭들과 연계한 봐주기 수사나 언론과의 유착 대한민국 역사상 이 정도 쓰레기들이 있었습니까"라는 대사 역시 누군가를 뜨끔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이에 따라 '더킹'이 개봉한다면 정우성·조인성·배성우·류준열 등 '더킹'을 이끈 핵심 인물들과 실제 현실 속 모델이 꽤 많이 비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굿판 장면에 등장한 배우 중 정인기는 하필 드라마 '시크릿가든'에서 '길라임' 아빠 역할을 맡았던데다가, '더킹' 제작사는 '우주필름'이라 온 우주가 흥행을 점찍어 놓은 작품이라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더킹' 예고편에서 비현실적인 부분을 꼽으라면 단 하나. 정우성과 조인성의 외모 밖에 없다. 아쉽게도 정우성 조인성의 외모를 지닌 검사 혹은 공직자는 현재까지 보지 못했다.
당초 12월 개봉을 예정했던 '더킹'은 영화의 완성도와 후반작업 등을 이유로 1월 개봉 예정이다. 약 두 달 후 베일을 벗는 '더킹'이 과연 관객들에게 어떤 평가를 받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