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계의 신성이 나타났다. ‘몬테크리스토’라는 초대형 무대에서 알버트 역을 맡은 임준혁(28)이다. 알버트는 기라성 같은 뮤지컬 스타들이 거쳐간 역할이기에 이제 뮤지컬 데뷔를 하는 임준혁이 이례적으로 캐스팅돼 업계에 큰 화제를 모았다. 더블 캐스팅은 빅스 레오(정택운)다. ‘몬테크리스토’ 준비에 한창인 임준혁을 지난 달 디지털 매거진 지오아미코리아 화보 촬영 현장에서 만났다.
깔끔한 외모에 모델 같은 기럭지의 그는 한눈에 봐도 연예인 포스 풍기는 ‘워너비 남친’ 스타일이다. 알고 보니 2010년쯤, 투아(toa)라는 록밴드의 멤버로 일본에서 잠깐 활동한 적도 있다고.
“당시 SG워너비가 인기가 많았어요. 남자 세명이서 록발라드 그룹 같은 팀을 만는다면서 오디션을 냈는데 그때 팀에 합류했어요. 사실 가수보다는 연기자 욕심이 있었는데 뭐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앨범 준비를 했어요. 일본에서 먼저 활동한다고 해서 1년 3개월 가량 일본에서 숙소 생활을 했어요. 살기 위해 일본어를 배워서 지금도 잊어버리지 않아요.(웃음)”
현지서 자선 공연도 하고 거리 공연도 하다가 일본 대형 기획사인 에이벡스에도 발탁됐지만 미니 앨범을 내기 직전에 한국쪽 회사가 문을 닫았다. 이후 군대를 가면서 연예계쪽과 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제대 후, 무대에 대한 갈망으로 ‘몬테크리스토’ 오디션을 봤고 신인으로는, 그것도 뮤지컬 첫 오디션인데 주연급에 캐스팅됐다.
“연출을 맡은 로버트 요한슨 등 해외 팀들이 좋게 봐주셨어요. 처음 도전한 뮤지컬 오디션이라 기대도 안했는데 덜컥 큰 역할을 맡아서 기적과 같았요. 지정곡과 자유곡을 해야 하는데 뮤지컬 티켓이 워낙 비싸서 큰 무대 본 경험이 별로 없었어요. 인터넷 동영상을 보고 준비했어요. 아직 한참 부족하기에 팀에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곽시양 느낌이 난다”고 하자, “감사하다”면서 과거 주현미 아들로 방송을 탄 해프닝을 들려줬다.
“주현미 선배님의 아들과 제가 동명이인인가 봐요. 2~3년 전인가, 군대에 있을 때 한 지상파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 주현미 선배님 인터뷰가 나왔어요. 거기서 버클리 음대에 재학 중인 아들분 이야기를 했는데 배경화면에 제 얼굴이 깔렸어요. 작가 분이 저와 헷갈리셨나 봐요. 전 버클리대 아니고 호서대 경영학과 나왔습니다. 얼굴이 주현미 선배님 좀 닮았나요?(웃음)"
지난 두달간 ‘몬테크리스토’만을 위해 살아왔고, 이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때다.
“류정한 엄기준 신성록 카이 형님 등 대스타들과 한무대에 선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 않아요. 카이 형님은 절 보면 옛날 신인 시절이 떠오른다면서 ‘방황하지 말고 자신감을 갖고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내년 2월까지 서울 공연을 마친 뒤에는 지방 투어를 다닙니다. 절 보러 와주시는 분들이 생기면 너무나 행복할 거 같아요.”
유쾌한 웃음과 귀여운 수다가 매력적인 임준혁, 볼수록 빠져든다는 말이 그를 두고하는 말인 듯하다. '몬테크리스토' 후, 달라질 그의 위상이 벌써 눈앞에 선하다.
이인경 기자 lee.inkyung@jtbc.co.kr 화보총괄기획=이기오 지오아미코리아 대표, 사진=이준영 바이 스튜디오다운, 헤어 및 메이크업=진동희 진끌로에 원장, 의상 및 소품=카티아조(katiacho), 진행=조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