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국가대표팀 코치로 있던 그는 당시 이광종 감독(2016년 작고)의 병세가 악화되자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감독으로 선임됐다. 갑작스러운 감독 교체였다. 여유 있게 감독을 고를 상황이 아니었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를 앞두고 있었기에 국제 경험이 있는 검증된 지도가가 필요했다. 결국 한국 축구는 신태용을 선택했다. 약 1년6개월의 짧은 시간 동안 신 감독은 올림픽대표팀을 이끌었고 8강 진출이라는 소귀의 성과를 올렸다. 같은 상황이 올해 반복됐다. 안익수 감독의 사임으로 공석이 된 U-19 대표팀 감독에 신 감독이 선임됐다.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는 다시 한 번 '소방수'가 필요했고, 선택된 자는 이번에도 국가대표팀 코치 신태용이었다. 소방수는 신 감독의 '운명'이었다. 그는 피하지 않았다.
신 감독은 "다시 소방수가 됐다. 어떤 이들은 국가대표팀 밑으로 내려온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하지만 나는 정말 행복하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이어 "한국 축구에 감사하다. 내가 인정받는 느낌이 든다. 스스로 뿌듯할 때가 있다. 한국 축구가 나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며 자긍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기회를 받은 것에 만족할 수는 없다. 도전의 길을 선택했다면 결과를 내야 한다. 그러지 못한다면 이전의 영광도 사라질 수 있다. 이제 돌아갈 국가대표팀 코치 자리도 없다.
신 감독은 "그런 것들이 두려웠다면 이 길을 선택하지도 않았다. 올림픽 때도 마찬가지고 지금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어 수락을 한 것"이라고 의지를 내보였다. 그에게 목표를 물었다. 그러자 "시험지를 아직 받지도 않았는데 어떻게 답을 쓸 수 있겠나"고 답했다. 이어 "선수들과 아직 첫 인사도 나누지 못했다. 지금은 백지상태다"며 "정답은 내년 JS컵까지 해보고 나올 것 같다. 선수 파악과 경기력 점검을 끝낸 뒤 본선 무대에서 공격적으로 나설지, 강팀을 상대로 역습에 초점을 맞출지 전술을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짧다. 11일 제주도에서 첫 소집을 한 뒤 개막전까지 정확히 161일 남았다. 하지만 신 감독은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는 "분명 올림픽과 비교해 기간이 짧다. 하지만 소집하고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은 더 많다"며 "올림픽 때는 국내에서 훈련 한 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모일 수 있다. 그래서 자신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단 제주도 훈련에 집중할 계획이다. 총 35명의 선수를 불렀다. 신 감독은 "제주도에서 35명의 장단점을 철저히 파악할 것이다. 해외파는 소집하지 못하니 일단 국내 선수들을 체크해야한다. 기대가 되는 선수들이 많다"며 첫 소집을 기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