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한국시간) 전 독일 국가대표 루카스 포돌스키(31·갈라타사라이)가 참여한 노래가 독일 음원 차트 1위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독일 빌트지를 비롯해 영국 미러와 더 선 등 복수의 언론은 "포돌스키가 히트 송 스타가 되어 독일 차트 1위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보도에 따르면 포돌스키는 독일의 래퍼 모-토레스, 록 밴드 캣 벌루와 함께 자신의 고향인 쾰른에 대한 애정을 노래한 'Liebe deine Stadt(Love Your City)'라는 노래를 발표했다. '쾰른 사랑'을 소재로 포돌스키가 녹음 작업은 물론이고 뮤직 비디오에도 출연한 이 노래는 발매된 뒤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독일 시장조사 회사인 Gfk마케팅은 이 노래가 지난 주말 독일 음원 가운데 최다 다운로드를 기록했다고 밝혔으며, 아이튠즈 다운로드에서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자신의 노래가 커다란 호응을 얻자 포돌스키는 지난 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최근 며칠 동안 벌어진 일들은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우리 노래를 지지해 준 모두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이렇게 인기를 얻을 줄은 예상도 못했다"고 기쁨의 인사를 전했다. 포돌스키는 빌트와 인터뷰에서 "이 곡은 고향인 쾰른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노래다. 쾰른과 나는 부부같은 관계"라며 뜨거운 고향 사랑이 노래를 만드는 원동력이 됐다고 설명했다.
축구 선수의 '가수 데뷔'는 포돌스키가 처음이 아니다.
브라질의 축구 영웅 펠레(75)는 꾸준히 노래와 축구를 병행해서 활동해 온 '선배' 가수로, 축구를 시작한 뒤로도 줄곧 음악을 취미로 삼아온 대표적인 선수다.
펠레는 1969년 브라질의 대 여가수였던 고 엘리스 헤지나와 함께 'Perdao, Nao Tem'이라는 노래가 담긴 음반을 냈고, 2006년에는 브라질 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질베르토 질(74)과 함께 'Pele Ginga'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또한 2009년 발매된 브라질의 유명 삼바 가수 자이르 호드리게스(사망)의 데뷔 50주년 실황 앨범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왕성한 음악 활동을 해왔다. 특히 2016년에는 고국 브라질에서 열리는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념해 직접'Esperanca'라는 노래를 만들기도 했다. 펠레는 당시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산토스에서 뛰던 시절에는 500곡 이상의 노래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축구는 하늘이 내게 준 재능이었고 음악은 오직 즐기기 위한 것이었다. 나는 대중이 축구선수 펠레와 작곡가 펠레를 비교하길 원하지 않았다"며 "지금은 음악이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 줄 재산이라고 생각한다"고 앨범 발매의 배경을 밝혔다. 사진=네이마르 SNS 펠레의 뒤를 이어 브라질의 축구 스타로 떠오른 네이마르(24·바르셀로나)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꾸준히 음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최고의 축구 선수로 대표팀과 소속팀 양쪽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네이마르는 평소에도 음악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유명 가수들의 콘서트장에 빈번하게 출몰하고, 뮤직 비디오에 출연해 끼를 선보이기도 했다. 단순히 즐기는 것뿐 아니라 직접 피아노를 배우는 등 가수 생활에 대한 동경을 보여온 네이마르는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작곡을 선보이며 가수의 꿈을 펼쳐 나가고 있다.
또한 직접 노래를 불러 음반을 낸 건 아니지만 지브릴 시세(35)도 2007년 자신이 선곡한 일렉트로 하우스 음악을 담은 'Music and Me'라는 앨범을 발매했고, 2015년 프랑스판 '댄싱 위드 스타'에 출연하는 등 연예 활동을 펼쳤다.
음반 말고 책을 낸 축구 선수도 있다. '로마의 왕자'로 불리는 프란체스코 토티(40·AS로마)는 로마 여행 가이드북만 2권을 출판했다. 줄곧 로마에서만 뛰어 온 '원클럽맨' 토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책이 아닐 수 없다. 토티의 가이드북은 2011년과 2014년 두 번에 걸쳐 출판됐는데 이미 2000년대 초반 자신을 소재로 한 유머 시리즈를 책으로 엮어 판매한 뒤 그 인세 전액을 유니세프에 기부한 바 있다.
볼튼 시절 이청용(28·크리스털 팰리스)의 동료로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스튜어트 홀든(31)은 반대로 취미로 하던 축구가 본업이 된 경우다. 홀든은 어린 시절 축구를 하다가 게임을 시작했고, FPS 게임인 카운터 스트라이크의 프로 게이머로 활약하며 세계 대회에도 출전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프로 게이머로서 활약하던 홀든은 대학 입학과 동시에 다시 축구를 시작, 미국 연령별 대표팀에 선발되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하는 등 걸출한 재능을 보였으나 지난 2월 고질적인 부상을 이유로 공식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