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7년 차 징크스'는 가요계를 뒤덮었다. 이런 와중에 1세대 아이돌들의 재결합이 줄을 이었다. 반면 가요계의 변화를 팔짱 끼고 관전하는 팀들도 있었다.
▶ 7년 만의 이별과 16년 만의 만남
아이돌에게 '7년'은 저승사자와도 같다. 올해는 유독 '7년 암초'에 걸린 아이돌이 많았다. 2009년 데뷔한 '2세대 아이돌'들이 가요계에 중흥기를 이끌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름만 들어도 노래가 생각날 정도의 화력을 가진 팀들이다.
지난 6월 미쓰에이는 전속계약이 종료돼 중국인 멤버 지아가 팀을 떠났다. 또 다른 중국인 멤버 페이는 JYP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체결하면서 현재 수지, 민 페이만 남은 상태다. 여기에 나인뮤지스 이유애린과 민아, 현아까지 팀과 이별을 선언했다. 결국 5인조의 틀로 남은 상태다. 시크릿 한선화도 팀을 탈퇴하며, 연기자 전향을 선언했다. 팀 변화뿐만이 아니다. 포미닛·레인보우·2NE1는 해체를 선언했다. 포미닛은 지난 6월 팀 해체를 공식 발표하며, 남지현은 아티스트컴퍼니에, 전지윤은 JS E&M에, 허가윤은 BS컴퍼니에, 권소현은 935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레인보우과 2NE1도 지난달 해체순서를 밟았다.
반면 '1세대 아이돌'들은 다시 뭉치기 시작했다. 젝스키스와 NRG·S.E.S.·이브 등이 그 주인공이다.
젝스키스는 MBC '무한도전'을 발판으로 삼아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최근 16년 만에 새 미니앨범까지 발표하며 일사천리로 컴백을 했다. 이들은 1월 말 신곡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젝스키스가 깔아놓은 길을 S.E.S.가 그대로 밟았다. S.E.S.는 14년 만에 완전체로 뭉쳐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내년 새 앨범 발매를 앞두고 연말 콘서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NRG도 팬미팅을 열고 팬들과 만났고, 록밴드 이브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 '7년 징크스가 뭐예요'
이런 가운데 먼발치에서 가요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팔짱 끼고 지켜보는 네 팀이 있었다. 다름 아닌 빅뱅·소녀시대·원더걸스·비스트다. 이들의 공통점은 '7년 징크스'를 무난히 넘고 여전히 굳건하게 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빅뱅은 올해로 데뷔 10년을 맞았다. 이들은 한결같은 인기로 꿋꿋이 10년을 유지해왔다. 아이돌 세계에서는 '10'이라는 숫자만으로도 기념비적이다. 이 때문에 빅뱅은 10주년을 맞아 올해 다섯 가지 프로젝트를 마련해 그 의미를 더했다. 우선 빅뱅이 일상을 담은 영화 '메이드(MADE)'가 지난 6월 개봉했고, 이어 8월에는 전시회를 열고 팬들을 맞이했다.
또한 지난 8월 서울월드컵 경기장에서 데뷔 10년을 기념하는 콘서트를 열었고, 지난 13일엔 지난해 5월부터 4개월 동안 매월 공개했던 'M' 'A' 'D' 'E' 프로젝트 싱글 앨범을 하나로 모은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원더걸스도 10년 차를 맞았다. 원더걸스는 지난 7월 '탈박진영'을 선언하고 첫 자작 타이틀곡 '와이 소 론리'를 들고 컴백했다. 지난해 4인조로 정비하고, 밴드 그룹으로 재편하며 새로운 변화도 이끌었다. 이들의 굳건함은 차트에서도 드러났다. 3분기 가온차트 종합 음원 1위를 차지하며 후배들의 귀감이 되는 그룹이 됐다. 원더걸스는 내년 1월 중순 계약이 끝난다. 현재 재계약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녀시대도 걸그룹 중 유일하게 롱런하고 있다. 소녀시대는 9년간 정상의 자리에서 별 탈 없이 팬들과 소통했다. 지난 2014년 계약 후 제시카가 팀에서 나가긴 했지만 소녀시대는 보란 듯이 이후 발표한 곡 '파티'와 '라이언 하트'를 성공시키며 정상급 걸그룹의 저력을 확인시켜줬다.
비스트는 앞선 세 팀과 약간 다르다. 지난 5월 장현승이 탈퇴했지만 비스트는 곧바로 7월 새 앨범을 발표했다. 장현승을 제외한 다섯 멤버들은 끈끈함이 유독 남달랐다. 그래서 일까. '7년 표준계약서' 계약이 만료되자 원소속사인 큐브와 안녕을 고하고, 비스트 멤버들만 따로 나와 어라운드어스를 설립했다. 이런 수순은 '무슨 일이 있어도 해체는 없다'는 비스트의 뜻으로 비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