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신인 김주한(23)은 2016시즌 3승1패 2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5를 기록했다. 리그 신인투수 중 최다인 39경기에 등판할 정도로 김용희 전 SK 감독의 신임을 받았다. 팀내 불펜투수 중에선 채병용(83⅔이닝)에 이어 소화이닝(59⅓이닝)도 두 번째로 많았다. 2015년 8월에 열린 '2016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지명을 받은 후 곧바로 1군 주축 투수로 발돋움했다.
눈여겨 볼 기록도 하나 남겼다. 바로 잠실구장 성적이다. 김주한은 올해 잠실구장에서 5경기 등판해 1승 1홀드 평균자책점 0.60을 기록했다. 15이닝 동안 단 1실점(1자책점)만 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는 두산(6⅔이닝 2피안타 무실점)과 LG(8⅓이닝 6피안타 1실점) 두 팀을 상대로 모두 강했다. 반면 홈구장인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선 평균자책점 6.58로 고전했다. 그는 "잠실구장이 유독 편하다"고 말했다.
김주한의 잠실구장 강점은 대학교 때부터 이어진다. 고려대 재학시절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4년 내내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1학년 때 9이닝 1실점 비자책 쾌투를 시작으로 3학년 때까지 정기전에서 비자책 '0'점 행진을 이어갔다.
4학년 때 선발로 등판해 9이닝 5실점 3자책점을 기록, 4년 만에 첫 자책점을 내줬지만 '146구 완투승'으로 방점을 찍었다. 잠실구장에서 열린 연세대 정기전 평균자책점이 0.88(30⅔이닝 3자책점)이다. 프로 첫 시즌 잠실구장 성적을 더하면 평균자책점은 0.79(45⅔이닝 4자책점)로 더 내려간다. 그는 "대학생 때 등판한 경험이 많아서 프로 입단 후에도 잠실구장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궁합이 잘 맞는다. 사이드암 김주한은 체인지업을 주무기로 땅볼을 유도하는 유형이다. 구장 규모가 큰 잠실구장에선 장타를 허용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는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모두 던지기 때문에 오른손투수지만 왼손타자가 나오면 편하다. 특히 체인지업이 (스트라이크존 앞에서) 잘 떨어져서 땅볼이 많이 나왔다. 실투가 안타로 꽤 연결됐지만 타자 타이밍을 뺏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팔에는 큰 문제가 없다. 다만 피로가 쌓여서 후반기에 스피드가 잘 안나오더라"며 "체력적으로 느낀 게 많은 한 해 였다. 아마추어 때 TV로 볼 때는 중간투수들이 쉬어보인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까 그게 아니더라. 부상을 방지할 수 있게 웨이트트레이닝을 겨울 동안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