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는 이번 스토브리그를 빈손으로 마칠 가능성이 있다. 전력 약화에 대비해야한다. 퓨처스팀 지도자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롯데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8위에 머물렀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138억을 투자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 내년 시즌 재도약을 기대하기도 어렵다. 전력 상승을 가져올 외부 FA 영입이 없었다. 지난 2시즌 동안 두 자릿수 승수를 챙긴 조쉬 린드블럼도 팀을 떠났다. 내부 FA 황재균과의 재계약을 통해 전력 유지를 노리고 있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하다. 프랜차이스 스타 출신 이대호 영입도 난관이 많다.
남아 있는 선수들로 자구책을 찾아야한다. 그나마 올 시즌 롯데가 거둔 유일한 성과는 선수층이 두꺼워졌다는 점이다. 퓨처스팀이 큰 역할을 했다. 롯데는 지난 2014년부터 육성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상동 구장 인프라 확대에 투자했고, 퓨처스팀 지도자들의 처우도 개선했다. 지난해 10월엔 훌리오 프랑코, 크리스 옥스프링 코치를 영입하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유도했다. 젊은 선수는 물론 자리를 잡지 못하던 고연차 선수들도 큰 도움을 받았다. 외야수 김문호, 내야수 김상호가 대표적이다.
퓨처스팀 지도자들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타격은 장종훈 코치 몫이다. 그는 지난 8월 코치진 개편 때 1군에서 2군으로 내려갔다. 내년 시즌 보직도 유임이다. 장 코치는 선수들의 의사와 성향을 존중하는 편이다. 충분히 지켜보고 신중하게 조언한다. 적극적으로 자신이 추구하는 야구를 전파하던 프랑코 코치와는 차이가 있다. 지도 방식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퓨처스팀 타자들은 새로운 기술과 자세를 습득하려는 의지가 크다.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장종훈의 야구'를 지도할 필요가 있다.
투수진은 진필중 코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현재 롯데는 옥스프링 퓨처스팀 투수 코치가 모국인 호주리그 현역 복귀를 선언하며 자리를 비웠다. 구단 관계자는 "리그가 끝나는 2월 초에 다시 팀에 합류할 것이다"고 했다. 하지만 팀 유망주 투수들의 성장을 이끌어야하는 주요 보직이다. 교체 가능성도 있다. 진 코치는 지난해 육성군 코치를 맡았고, 올 시즌 퓨처스 불펜 코치로 선임됐다.
손상대 퓨처스팀 감독도 어깨가 무겁다. 퓨처스팀에 젊은 선수만 있는 건 아니다. 특히 올 시즌엔 송승준, 최준석 등 팀 주축 선수들이 오랜 시간 조원우 롯데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의욕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손 감독은 이런 선수들이 마음을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부진했던 이정민도 "해이해진 정신력을 다잡도록 호된 독설도 하시지만 '다시 잘할 수 있다'는 독려를 주로 하신다. 나도 큰 도움이 받았다"고 했다. 좀처럼 재능을 발휘하지 못하던 김대우도 손 감독 덕분에 마음을 다잡았다. 베테랑 선수들은 기량을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심리 관리도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