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59) 전 SK 감독(현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은 오는 5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14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어바인에 머물면서 메도우드파크에서 재능기부 야구캠프를 열 예정이다. 그는 "지난해 가을부터 생각했던 일이다"고 말했다.
이 전 감독은 SK 사령탑에서 물러난 2014년 11월 이후 재능기부를 시작했다. 전국을 돌면서 지도가 필요한 야구 유망주를 직접 찾아 나섰다. 강원도 강릉·경상북도 경주·충청남도 공주·전라남도 광주 등 팔도를 다 돌았다. 최근 2년 동안 방문한 장소만 80여 곳이다.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 야구를 전파하는 산파 역할도 맡았다.
이번에는 미국으로 눈을 돌렸다. 이유는 있다. 이 전 감독은 "미국에서 약 10년 동안 있으면서 교민들이 정말 많은 응원을 해 주셨다. 어바인은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이다. 고마운 게 많아 봉사하는 마음으로 떠난다"고 말했다. 1997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이 전 감독은 1998년 미국행을 선택했다. 클리블랜드 산하 마이너리그 싱글 A팀에서 지도자 연수를 받았고, 2000년부터 2006년까지 시카고 화이트삭스 불펜 포수와 불펜코치로 활약했다.
이 전 감독은 "주변에선 미국으로 재능기부를 간다고 하니까 '왜 부자 동네에 가냐'고 하시는 분도 계시더라. 하지만 내가 받았던 사랑을 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미국에 있는 유소년들에게 긍지를 심어 주고 싶다"며 "힘이 닿는 데까지 해야 한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하고 싶어도 못 한다"고 강조했다.
혼자서 떠나진 않는다. 이번 미국 재능기부에는 2015년 한화에서 은퇴한 한상훈과 권혁돈 전 문경 글로벌 선진학교 감독 등이 함께한다. 이 전 감독은 "내가 간다고 하니까 두 사람이 흔쾌히 동행하기로 했다. 특히 한상훈은 자신이 운영하는 야구교실 팀과 현지에서 경기를 갖기로 했다. 고맙다"고 감사를 전했다.
재능기부 비용은 모두 이 전 감독의 사비로 충당한다. 비행기 왕복 티켓값만 1인당 200~300만원이다. 숙박비와 체류 비용도 상f당하다. 이 전 감독은 "그동안 늘 받기만 했다. 받았던 걸 돌려드려야 한다는 생각을 전부터 해 왔다"며 "미국행 소식이 알려지자 호주 시드니에서도 와 달라는 연락이 오더라. 호주도 다녀오고 일본도 가서 재능기부를 할 계획이다. 교민들이 많은 곳에 가서 봉사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