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12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이 부회장의 소환 소식에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다른 대기업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특검팀이 삼성 다음으로 SK와 롯데를 정조준할 것으로 전해지면서 해당 그룹들의 긴장감이 극도로 높아지고 있다.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는 'SK'다.
특검팀은 최태원 SK 회장이 사면되기 전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사면을 해줄 테니 경제 살리기 등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의 요구를 전달받고, 이를 수용한 정황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특검팀은 최근 김영태 SK 부회장이 2015년 8월 10일 서울 영등포 교도소에서 최 회장을 만나 "견디기 힘들긴 뭐. 며칠만 있으면 되는데. 왕 회장이 귀국을 결정했다. 우리 짐도 많아졌다. 분명하게 숙제를 줬다"고 말한 녹음 파일을 확보했다.
횡령 혐의로 징역 4년이 확정 돼 2년 7개월간 복역중이던 최 회장은 광복절특사로 풀려났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SK는 111억원을 출연했다. '왕 회장'은 박 대통령, '귀국'은 사면, '숙제'는 그에 따른 대가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특검은 보고 있다.
롯데 역시 특검의 주요한 수사 대상으로 꼽힌다. 롯데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45억원을 출연했다. 이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공개 독대한 이후 70억원을 추가 출연했다. 롯데 경영 비리와 관련해 검찰의 대대적인 수사가 착수되자 검찰 압수수색 하루 전인 지난해 6월 9일부터 5일에 걸쳐 전액 돌려받았다.
특검팀은 면세점 인허가등 민원 해결을 위해 청와대와 최순실의 지원 요구에 롯데가 응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중이다.
이외에도 CJ와 KT·부영 등도 다음 수사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위해 최순실 측근 차은택이 주도한 K컬처밸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는 지난해 2월 황창규 회장이 박 대통령과 면담하는 과정에서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넣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KT의 민원은 같은해 7월 공정거래위원회가 ‘합병금지’ 결정을 내리면서 이뤄졌다.
특검팀은 KT가 최 씨 소유 광고회사 플레이그라운드에 68억원 상당의 광고를 맡긴 배경과 관련이 있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부영그룹도 K스포츠재단에 3억원의 자금을 출연한 뒤 추가 출연요청을 받는 과정에서 세무조사 무마 등의 대가를 요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어 특검의 수사선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