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우리카드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까지 '만년 꼴찌'의 설움에 시달렸다.
2014~2015시즌엔 V리그 역대 한 시즌 최소 승수인 '3승(33패)' 기록을 세웠다. 지난 시즌에도 7승29패로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최홍석·신으뜸·나경복(이상 레프트)·박상하(센터)·김광국(세터) 등 국내 선수들의 기량은 밀리지 않았다. 그러나 '한 방'을 꽂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해야 하는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부족했다. 김상우 감독은 "고비를 넘겨야 하는데, 쉽지 않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2016~2017시즌, 김 감독은 한숨보다 환호성을 지르는 일이 많아졌다. 우리카드는 시즌 내내 치열한 순위 싸움을 펼치고 있다. 중심에는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있다. 드래프트에서 선발되기 전까지 그의 기량에 물음표가 따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 보니 '대박'이었다. 파다르는 이번 시즌(15일 기준) 득점 2위(602점), 공격 종합 5위(52.13%), 퀵오픈 1위(66.67%) 서브 3위(세트당 0.522)에 오르는 등 맹활약하고 있다.
확실한 '한 방'을 확보한 우리카드는 이번 시즌 '꼴찌의 설움'을 훌훌 털어내고 있다. 그리고 '봄 배구'의 가능성을 더욱 높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15일 장충체육관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22-25, 25-21, 25-19, 25-23)로 이겼다. 승점 3점을 더하며 시즌 승점 40점을 쌓았다. 한국전력(승점 39)을 제치고 3위에 등극했다. 우리카드가 주인이 된 2013~2014시즌 이후 처음으로 4연승의 기쁨도 맛봤다. 시즌 성적은 13승10패. 연승을 달리며 5할 승률을 훌쩍 뛰어넘었다.
파다르는 변함없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2득점(공격성공률 55.81%)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특히 남자부 외인 가운데 가장 작은 키(197㎝)에도 불구하고, 이날 블로킹 7개를 성공시키며 상대 공격을 완벽히 차단했다. '파다르 효과'는 이뿐만이 아니다. 확실한 에이스의 존재는 팀에 안정감을 불어넣었다. 나경복은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시작부터 분위기가 다르다. 해결해 줄 수 있는 외국인 선수가 있다는 게 선수들에게 큰 안정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파다르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며 "시즌 초반에 비해 경기력이 매우 좋아졌다. 팀 전력 상승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4연승과 3위 도약 모두 의미가 있다"며 "시즌 중반이 지나가는 상황에서 3위에 오른 건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들뜰 필요는 없다. 담담하게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