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현대자동차그룹의 납품업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청탁의대가로 금품을 받았냐는 의혹에 선물은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최씨는 16일 오전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서 증인으로 출석해 딸 정유라(21)씨가 다니던 초등학교의 학부형 회사인 KD코퍼레이션과 관련된 증인신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최씨는 KD코퍼레이션이 대기업에 납품할 수 있게 다른 사람에게 부탁했느냐는 질문에 “대기업에 납품하게 해달라고 까진 안 했다”고 답변했다.
대통령에게 추천한 적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은 원래 친인척이나 측근의 그런 것을 들어주시는 분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씨는 “그게(제품이)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만들어지고 실제 사용하면 에너지 절약이 많이 된다고 해서 그 문서만 보냈지 (대기업을) 특정해 보낸 적은 없다”고 밝혔다.
특히 청탁의 대가로 KD코퍼레이션 이모 사장의 부인인 문모 씨로부터 샤넬백과 4000만원 등 선물을 받은 적 있느냐는 물음에는 “돈은 받은 적 없다”면서 “대가가 아니라 서로 친해서 명절 선물 차원에서 주고받았다”고 말했다.
최씨는 “(문씨와) 서로 친해서 과자도 보내고 애들 선물도 보내는 사이였다”면서 “4000만원은 받은 적 없다”고 말하면서도 샤넬백을 받았는지는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
최씨는 박근혜 대통령과 공모해 현대자동차에 압력을 넣어서 흡착제 제조사인 KD코퍼레이션이 납품 계약을 맺을 수 있도록 강요한 혐의 등을 받는다.
앞서 검찰은 최씨가 한 장짜리 사업계획서로 대기업 납품을 이끌어낸 정황도 공개했다. 검찰이 공개한 진술조서 내용을 보면, 최씨의 측근 회사인 KD코퍼레이션 이종욱 대표는 "평소 와이프를 '예뻐하는' 언니인 최씨가 정부에 이야기해서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며 "이에 1장짜리 사업계획서를 건넸다"고 밝혔다.
최씨는 아내 문모씨에게 회사 납품을 어디로 넣고 싶으냐고 물었고, 이에 대해 문씨는 "언니가 대통령과 친한 것을 확인했다”라고 검찰에 진술했다.
이후 최씨는 이 대표 측에 “가을쯤에 현대(차그룹)는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고, 실제로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현대차 측에서 연락이 왔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씨는 “최순실의 파워를 확인했다”며 “감사의 의미로 최씨에게 2000만원을 두 번 건넸고, 샤넬백을 준 적이 있다”고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