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져가는 회사를 연 매출 1조원대의 국내 모바일 게임사 1위로 올려놓은 방준혁(49)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 의장. 그는 대세였던 PC 게임에서 모바일 게임으로 과감히 사업 방향을 바꿔 '다함께 차차차' '모두의 마블' '몬스터길들이기'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넥슨과 엔씨소프트가 양분하던 국내 게임 시장을 판도를 바꾼 승부사이다. 그런 방 의장이 2017년 진짜 승부를 펼친다. 상반기에 추진하는 상장에서 시가총액 10조원에 도전하고, 글로벌 톱5에 이름을 올리겠다는 각오다.
시총 10조원 도전…레볼루션 흥행에 기대감↑
넷마블은 올해 상반기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진행할 예정이다. 작년 12월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고 상장만 남은 상황이다.
관건은 상장 시 기업가치를 얼마나 평가받을 수 있느냐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내심 시총 10조원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현재 '게임 대장주'인 엔씨소프트(시총 약 6조1000억원)보다 많은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상장 준비 절차에 들어간 작년에 넷마블의 시총을 4조~5조원 가량으로 보수적으로 봤다. 이는 10조원과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10조원도 가능한 것 아니냐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이유는 지난해 12월 14일 출시된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이 빅히트를 치고 있기 때문이다.
레볼루션은 넷마블이 엔씨소프트의 PC 온라인 게임 '리니지2'를 원작으로 만든 모바일 MMORPG(다중접속 역할수행 게임)으로, 출시 첫날 70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할 정도로 초반 흥행몰이가 무섭다.
실제로 권영식 넷마블 대표가 18일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제3회 넷마블 투게더 위드 프레스(NTP)' 행사에서 공개한 성적표를 보면 놀라움 그 자체이다.
레볼루션은 출시 후 누적 가입자수 500만명, 일일 접속자수(DAU) 215만명, 최고 동시접속자수 74만명을 기록했다. 또 오픈 첫날 매출 79억원, 일 최고 매출 116억원, 14일 만에 매출 1000억원, 1개월 누적 매출 2060억을 각각 달성했다. 이는 지금까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기록이다.
넷마블은 레볼루션을 미국·중국·일본 등 빅마켓에도 출시할 예정이어서 실적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넷마블은 여기에 '블레이드앤소울' '테라', '킹오브파이터즈', '지아이조' 등 글로벌 이용자에게 유명한 IP(지식재산권)를 활용한 게임 등 신작 17종을 글로벌 공략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방 의장은 이날 NTP에서 "우리의 성장성과 성공 가능성을 봐야 한다"며 "지속적으로 히트 게임을 내고 큰 매출에도 불구하고 평균 성장률이 60% 이상인 회사는 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또 "시장이 한국에만 머물러 있지 않고 글로벌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방준혁 "RPG 세계화로 글로벌 톱5"
넷마블은 국내 모바일 시장을 접수한 이후 글로벌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작년 제2회 NTP에서는 방 의장이 '글로벌 파이어니어(개척자)'를 자처하기도 했다. 실제로 글로벌에서 통할 수 있는 유명 IP를 확보하고 세계적인 게임개발사를 인수하는 등 많은 투자를 해왔고, 중국·일본·북미 등 빅3 시장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넷마블은 그동안 준비했던 것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방 의장은 "올해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글로벌 시장에서 강자들과 규모와 스피드 경쟁을 벌이며 성과를 내는데 집중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방 의장은 "2020년까지 글로벌 시장에서 소위 글로벌 메이저 톱5 안에 들지 못하면 더 이상 우리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방 의장은 'RPG(역할수행게임)의 세계화'를 무기로 빼들었다. 특히 빅3 마켓 각각에 철저하게 현지화한 RPG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방 의장은 "전 세계에서 한국만큼 RPG를 잘 이해하고 잘 만드는 나라가 없다"며 "때문에 우리는 RPG로 정면승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 게임을 현지화하는 게 아니라 개발 초기부터 중국형 RPG, 일본형 RPG, 북미형 RPG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