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목극 동시간대 1위로 치고 나선 KBS 2TV '김과장'은 사실 지난해 방송 예정이었다.
원래 2016년 11월 편성을 받아놓았지만 상대작은 SBS '푸른 바다의 전설'. 워낙 강력한 상대이다보니 내부에서는 이런저런 말이 많았다. '김과장'도 '굿 닥터' 박재범 작가의 작품으로 시놉시스 단계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많은 배우들이 탐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편성 교체였다.
'오 마이 금비'를 급하게 편성하고 '김과장'을 이후로 미뤘다. '오 마이 금비'는 '푸른 바다의 전설'과 싸워 비록 낮은 시청률이었지만 아역 허정은의 눈물 쏙 빼는 연기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편성을 바꾸고 나니 이번엔 이영애의 복귀작 '사임당, 빛의 일기'가 기다리고 있었다. '사임당'도 중국 편성 문제로 햇수로 3년간 이러지도 저리지도 못 했기에 이번이 아니면 또 언제 편성을 받을 지 모르는 상황. 결국 '김과장'은 인어를 피했고 신사임당을 만났다. '김과장'도 더이상 편성을 바꿀 수 없었고 대작을 만났기에 더더욱 불안했다. 모든 결과는 뚜껑을 따봐야 하는 법.
연속방송을 편성한 '사임당'의 출발은 좋았다. 전국시청률 16.3%(닐슨코리아 기준)까지 오르며 산뜻했지만 치밀하지 못한 대본과 배우들의 불안한 연기력 때문에 서서히 하향곡선을 그리더니 10.7%까지 떨어졌다. 자칫 한 자릿수도 얼마 남지 않은 상황.
반면 '김과장'은 7.8%로 시작해 방송 5회만에 15.5%까지 치솟았다. 입소문은 무서웠다. 공감할 수 있는 현실극이라는 측면에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고 곧바로 시청률로 연결됐다. 시청률이 더 오르고 매회 방송마다 호평이 이어져 종영까지 동시간대 1위는 끄덕 없어 보인다.
'김과장'은 삥땅 전문 회계사 남궁민(김성룡)이 더 큰 돈을 빼돌리기 위해 대기업에 입사를 했다가 의도치 않게 부정과 불합리와 싸우며 무너져가는 회사를 살리는 오피스 코미디 드라마. 믿고 보는 남궁민은 이번에도 물 만난 고기인듯 연기하고 2PM 준호도 탈 아이돌 연기로 미운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