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중 가요 중에서 레게는 낯선 장르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스컬은 음악을 시작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한 번도 레게의 품을 벗어난 적이 없다.
최근엔 하하와 손을 잡고 예능에서도 레게 알리기에 나섰다. 레게신의 발전을 위해 정성을 쏟았고, 레게의 본 고장인 자메이카에서 먼저 스컬을 알아봤다. 지난해 9월엔 세계적인 뮤지션 밥 말리의 아들이자 다수의 그래미 시상식 수상자인 스티븐 말리와 함께 '러브 인사이드'로 자메이카 차트 1위를 달성했다.
하지만 아직도 국내에서의 레게신은 미약하다. 그는 "예능으로 많이 알려졌지만 아직 부족하다. 힙합신처럼 부흥이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레게가 허름한 옷을 입고 음악을 하지만, 사실 가난하지 않다. 레게 정신이 험블하기 때문에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라며 웃음을 보였다. 이하 일문일답.
- 3년 만에 싱글을 발표했다.
"스컬&하하로 쭉 활동해서 오랫동안 쉰 느낌은 아니다. 지난해부터 준비했던 음악을 들려드릴 수 있어서 후련한 기분이다."
- 지난해 작업한 곡을 왜 이제 발표를 했나.
"집에서 회사 출근하듯이 작업해서 지난해에 만들었다. 뮤직비디오도 9월에 찍었고, 11월에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다. 스컬&하하 활동에 집중하고 공연하다보니 솔로 작업이 미뤄졌다. 준비해 둔게 많아 한 달에 한 번씩 발표해도 될 것 같았다."
- '월간 스컬'로 봐도 되나.
"한 달에 한곡은 아니고, 일단 내달 잡혀있는 곡이 있다. 6월쯤엔 스컬&하하를 발표하려고 한다. 한 달에 두 곡을 낼 때도 있을 거 같다. 올해 10곡을 발표하는 게 목표다."
- '크레이지'는 노래가 부드럽더라.
"개인적으로 실험적인 싱글이다. 처음에 어색했다. 거칠게 부르는 게 100이라면 '크레이지'에서는 70정도로 불렀다. '크레이지' 한 곡만 발표한다고 하면 평소처럼 세게 녹음 했을 거다. 근데 다음 것도 준비 중이라 힘을 빼고 녹음했다. 스타일을 바꾼건 아니다."
- 이번 앨범에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그동안 솔로 앨범 작업할 때는 피처링 없이 혼자 했다. 레게지만 또 다른 느낌을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버벌진트와 키디비에게 피처링을 부탁했다. 그 분들이 참여한 것만으로도 다르게 느껴지더라."
- 피처링을 하게 된 이유는.
"최근 외국 아티스트들과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했지만 국내 아티스트와는 많이 안 한 편이다. 컬래버레이션을 통해서 내가 할 수 없는 부분을 채우고 싶다. 신선한 재미도 있고 작업하기도 편하고. 1절만 쓰면 되니까.(웃음)"
- 피처링 섭외 과정은.
"혼자서 작업하다보니 자기 복제 느낌이 들어서 라이머 형에게 조언을 구했다. 라이머 형이 키디비를 써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다. 들어보고 좋으면 써도 된다고 말해서 부담없이 들었는데 정말 마음에 들었다. 버벌진트는 전화로 섭외를 했다."
- 신곡이 고백송이다. 누구에게 하는 이야기인가.
"순간순간 느꼈던 감정을 담아서 썼다. 사실 지난해 썼던 곡이라 지금의 감정은 아니다. 떡볶이를 먹다가도 뭔가 떠오르면 메모한다. 이미 써놨던 가사를 곡에 옮기는 경우가 많다."
- 가사에 '그 사건 이후'라는 말이 있다. 그 사건이 뭔가.
"버벌진트의 '그 사건'이다.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다.(웃음)"
- 그동안 하하와 작업을 많이했다.
"하하와는 대화도 많이 하고 자주 봐서 듣는 음악과 공통 관심사가 비슷하다. 생각하는 게 똑같다. 그래서 작업하는 게 편하다. 굳이 말하지 않아도 뭔지 안다. 작업을 시작하면 바로 끝나는 느낌이다. 생각했던 대로 나오는 편이다."
- 간혹 레게가 예능으로 비춰진다.
"그런 우려가 있다. 한편으론 예능으로 대중성을 입었다. '야만'이라는 단어도 많이 알려졌다. 나쁘게만 볼 수도 없고 좋게도 볼 수 없다. 혼자만 했으면 대중성이 떨어질 수 있었을 거다. 분명한 건 하하와 윈윈을 하고 있다고 믿는다. 마이너였으면 진작에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