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이미 마운드에 올라가 있지만, 완벽한 컨디션까지 기다리고 준비한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투수 이대은(28)의 이야기다.
WBC 대표팀은 14일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에 위치한 구시가와구장에서 이틀째 전지훈련을 시작했다. 훈련을 앞두고 만난 이대은은 "어떤 대회에 나가든 태극가기 붙은 유니폼을 입으면 책임감이 생긴다"며 "선배들과 함께하게 돼 영광이다. 재미있게 훈련을 하고 있다"며 대표팀 전지훈련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현재 몸 컨디션이 굉장히 좋다"며 "던지다 보면 팔 상태에 대한 느낌이 있다. 몇 번 던지면 몸 상태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난해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뛴 이대은은 국내로 복귀해 군 복무를 택했다. 지난해 11월 경찰청 야구단에 합격한 그는 대표팀 합류 전까지 4주 동안 기초군사훈련을 받았다. WBC 대표팀 합류를 위해 후반기 교육은 다음 기수로 미뤘다. 이대은은 "4주 훈련은 스스로를 정리하는 시간이었다"며 "9일 퇴소한 뒤 공인구를 만졌다. 훈련을 받는 동안 웨이트는 하지 못했지만, 개인정비 시간이 틈틈이 운동을 했다. 이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대은은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우완 선발 자원이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이대은의 몸 컨디션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대은의 몸 상태가 올라오지 않는다면 다른 선발 자원을 물색해야 한다. 이대은은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더 집중하고 있다. 빨리 컨디션이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다. 그래야 만족하실 것 같다. 몸 상태가 좋기 때문에 서두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급할수록 돌아가야 한다. 자칫 무리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면 부상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대은 역시 이 부분을 경계하고 있다. 그는 "부상 위험이 있어 자제하는 중이다"라며 "마음으로는 더 많이 해서 끌어올리고 싶다. 결국 대회 전까지 몸 상태를 100%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하다. 그 부분은 자신있다"고 말했다. 조대현 트레이너 코치가 이대은을 전담해 컨디션 상승을 돕고 있다.
이대은은 미국과 일본에서 뛰었다. '외국인 선수' 신분으로 혼자 생활하는 일이 대부분이었다. 때문에 함께 살을 부딪히며, 한국말로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대표팀 경험이 너무나 소중하다. 그는 "처음 만나는 선수도 있지만, 다같이 야구 하는 사람들이다. 벌써 다 친해진 것 같다"며 웃은 뒤 "대표팀 생활 자체가 재미있다. 나는 미국에서 많이 있었다. 이런 생활이 없었다. 한국말로 대화도 하지 않나. 즐겁게 훈련하고 있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