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오키나와(일본)=김민규 기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의 안방마님 양의지(두산)가 실전 모드에 돌입한다. 그는 대부분 처음 만난 대표팀 투수진과 호흡을 자신하고 있다.
양의지는 일본 오키나와 구시카와구장에서 열리고 있는 WBC 대표팀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그의 하루 일정은 매우 빡빡하다.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야수진의 수비 훈련에 참가한다. 수비 연습이 끝나면 곧바로 장비를 챙겨 구시카와구장 옆에 위치한 불펜장으로 향한다. 대표팀 투수진의 불펜 투구를 직접 받으면서 투수 컨디션을 점검한다. 장원준(두산)과 양현종(KIA), 차우찬(LG) 등 핵심 투수의 공은 벌써 두 차례 이상 받았다. 포수 임무가 끝나면 타자 양의지로 변신한다. 타격 훈련까지 마친 그의 얼굴에는 땀이 비오듯 흐르고 있다.
양의지는 이번 WBC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 선수로 꼽힌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모든 선수가 부상을 주의해야 하지만, 양의지는 더욱 그렇다. 양의지를 대체할 수 있는 선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양의지에게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18일 구시카와구장에서 만난 양의지는 "오키나와에서 컨디션을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며 "시드니캠프에서 몸을 잘 만들고 왔다. 이번 대회는 나와 팀에 매우 중요하다. 투수 리드·수비·공격 등 모든 부분에서 잘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19일 오키나와 나하시에 위치한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요미우리와 평가전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다. 장원준과 장시환·차우찬·박희수·원종현·심창민과 차례로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그는 "아직 내 것이 다 완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내 컨디션을 점검하는 것이 우선이다"라며 "마운드의 컨디션도 함께 점검할 예정이다. 결과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원준과 이현승의 경우 소속 팀 두산에서 호흡을 맞춰왔다. 그러나 나머지 9개 구단의 투수와 호흡은 경험이 많지 않다. 투수진과 호흡을 맞춰야 하는 상황. 그러나 양의지는 "호흡은 자신있다"고 밝혔다. 그는 "포수이면서 타자 아닌가.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 타석에서 공을 많이 봤다. 어떤 공을 구사하고, 잘 던지는지 기본적인 정보는 머리에 다 입력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인도 기본 틀은 다 정해져 있다. 직구의 코스와 변화구 종류에 대해서 정리를 다 해놓았다. 큰 어려움은 없다"고 덧붙였다.
양의지는 빼어난 투수 리드를 자랑한다. '여우탈을 쓴 곰'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상대가 예측하지 못한 볼배합을 한다. WBC 대표팀 투수진은 물론 모든 선수들이 양의지를 신뢰하고 있다. 국가대표 안방마님은 양의지에게 가장 어울리는 호칭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