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라드의 생명인 부드러운 끝음처리는 없다. EDM과 만나 뜻밖의 스타카토 창법이 들린다. 깜짝 놀랐다가 묘하게 중독되는 신선한 '일렉트로닉 발라드'라는 장르가 탄생했다.
윤종신은 24일 자정 '월간 윤종신' 2월호 'Wi-Fi'(와이파이)를 공개했다. 래퍼 지코는 2017년 '월간 윤종신' 첫 피처링 아티스트로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노래는 015B 정석원이 작곡하고, 윤종신과 지코가 작사했다.
윤종신과 지코는 이번 노래를 통해 신선한 도전을 감행했다. 일단 장르부터 독특하다. 슬픈 이별의 감성을 노래한 발라드로 예상했는데 전자음악이 섞여있다. 윤종신의 목소리가 끊겨 들리는 것이, '와이파이'라는 제목이 주는 주파수가 잡혔다가 멀어져가는 느낌이 든다.
작업 방식 또한 '와이파이'로 이뤄졌다. 윤종신은 "녹음하면서 지코를 만나진 못했다. 와이파이를 통해 연락하고 작업했다. 지코는 역시나 노래의 정서를 단번에 이해하고 분위기에 맞는 가사를 주었다"고 말했다.
"환영받지 못한 관계/ 둘은 짐작했었지/ 현실을 꾸며낸 채 끝을 미루고/ 애써 침착했었지/ 못다 한 그리움의 소행일까/ 불쑥 네 소식 들리면/ 난 모든 가능성에서 도망 나와/ 저 먼 곳에 마음을 옮기고/ 더 좋은 사람 만나란 말 멋없게 여겼던 나도/ 차츰 공감이 가 뭐 별수 없더라고/ 너무 걱정 마/ 내가 그럴싸한 개자식이 되고 나면 말이야/ 우린 무난한 이별을 맞게 될 거야/ 잘 살게 될 거야"(지코)
천천히 멀어져가는 지코의 이별과 달리 윤종신은 이별을 단번에 끊어버리겠다고 말한다. "금연처럼 한 번에, 벗어나야 풀리는 와이파이처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각자 인생을 가겠다"는 메시지를 노래했다.
윤종신은 "길을 가다가 나도 모르게 거리의 와이파이가 잡힐 때가 있다. 이 때문에 일시적으로 인터넷이 안 되면서 하고 있던 모든 일이 멈춰버린다. 마치 이별한 연인이 갑자기 떠올라서 아무 일도 못하는 것 처럼"이라고 곡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뮤직비디오는 도시 남녀가 이별하는 모습을 클로즈업으로 찍어 아련한 감성을 더했다. 전자음악과 함께 버퍼링이 걸리 듯 화면 또한 멈췄다가 다시 재생된다. 쉬이 이별하지 못하는 마음을 에둘러 담은 듯한 영상이 인상적이다.
'월간 윤종신'을 통해 매달 변신과 도전을 감행하는 윤종신. '와이파이'는 그가 했던 도전 중 가장 인상적인 노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