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어라 미풍아'가 종영했다. 답답한 고구마 전개로 시청자들의 피로감을 높였던 이 드라마는 막장 요소로 시청률의 불씨를 당기며 20%대 후반까지 치솟았다. 초중반 10%대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상황에서 막장이 이뤄낸 힘이었다.
26일 종영한 MBC 주말극 '불어라 미풍아'는 왈가닥 탈북녀 임지연(미풍)과 인권변호사 손호준(장고)의 사랑이야기와 동시에 탈북자, 이산가족 이야기를 담아냈다.
북한에서 남한으로 넘어오는 과정과 탈북자의 만만치 않은 서울살이가 드라마 초반 내용을 채웠다. 하지만 좀처럼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쉽지 않았다. 경쟁작이었던 SBS '우리 갑순이'에 밀리는 상황까지 펼쳐지며 위기를 맞았다.
그러던 중 드라마 중반으로 넘어오면서 임수향(신애)의 악행이 날로 무르익고 막장 요소들이 펼쳐지면서 시청률이 상승 곡선을 그렸다. 변희봉(김덕천)을 상대로 가짜 손녀 노릇에 나선 임수향은 임지연네 가족들과 변희봉, 한갑수(김대훈)의 만남을 막고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
1000억원대 유산을 향한 검은 욕망은 임수향을 미워하던 시어머니 이휘향(마청자)의 마음을 움직였고 두 사람은 한배를 탔다. 사기와 거짓말로 인한 답답한 고구마 전개가 봇물을 이루면서 시청자들은 '불어라 미풍아'를 욕하면서도 봤다. 이에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 26%대 벽을 넘어선 것.
하지만 아쉬운 점은 자극적인 막장 요소들에서 '불어라 미풍아'가 되살아났다는 점이다. 출생의 비밀, 고부갈등, 억지스러운 로맨스, 기억상실증을 위한 치매 설정 등이 양념처럼 들어가 있었다. 탈북 새터민의 따뜻한 가족극이 될 것이란 초반 예상과 달리 막장으로 변질됐다.
그렇게 마지막 회까지 악행을 저지른 임수향과 이휘향의 우스꽝스런 감옥살이와 재혼한 이종원이 가족들을 찾아 함께 행복한 생일파티를 진행하는 모습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현실성 떨어지는 설정으로 황당한 웃음을 전해주며 그렇게 종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