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26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울산 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82-76으로 이겼다. 승리의 주역은 포워드 문태영이었다. 21득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그는 66-66으로 팽팽히 맞선 4쿼터 종료 5분32초를 남겨두고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슛을 성공시키며 승부를 갈랐다.
시즌 30승(14패)째를 챙긴 삼성은 안양 KGC인삼공사를 반 게임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문태영은 프로농구 통산 10번째로 7000득점 고지를 밟았다. 지난 2009~2010시즌 창원 LG 유니폼을 입고 국내 무대에 데뷔한 그는 8시즌(406경기)만에 이룬 성과다.
팀의 선두 등극과 대기록까지는 어려움이 많았다. 그는 이번 시즌 '한물갔다'는 평가였다. 앞선 시즌에 비해 현격히 떨어진 공격력 때문이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15.7득점을 올렸지만 이번 시즌은 12.7득점에 그치고 있다. 한 시즌 만에 평균 3점이나 떨어진 셈이다. 이 기록은 2009~2010시즌 국내 무대 데뷔 뒤 가장 낮은 수치다. 리바운드 부문도 마찬가지다. 지난 8시즌 중 가장 적은 평균 4.3 리바운드를 걷어올리고 있다.
여기에 적지 않은 나이도 그를 괴롭혔다. 지난달 무릎 부상으로 2경기 결장하자 체력이 떨어져 쉽게 다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문태영은 1978년 2월생이다. 만 나이로 39세, 한국 나이로는 마흔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그는 이를 악물었다. 몸을 추스리고 다시 코트를 밟은 그는 180도 다른 선수로 변신했다. 그는 복귀전인 지난 2일 인천 전자랜드전 이후 치른 9경기에서 평균 14.3득점을 몰아치고 있다. 골 순도도 높다. 복귀 뒤 두 번째 경기였던 부산 kt전에서 4쿼터에만 11득점을 터뜨렸다.
지난 8일 KGC인삼공사전에서도 3·4쿼터에 18득점을 집중한 데 이어 이날 모비스전에서도 결정적인 리바운드와 득점을 성공시키며 '해결사'로 거듭났다. 이런 그를 두고 이상민 삼성 감독은 "결정적일 때 하나씩 해주는 문태영은 감독인 나에게 믿음을 주는 선수"라고 칭찬했다.
반면 문태영은 담담하다. 그는 "기록보다는 우리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면서 "플레이오프에 가서도 마찬가지다. 다른 팀들을 견제하는 것보다는 우리 플레이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