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밤-복면가왕'의 현재 가왕은 장화신고 노래할고양이다. 지난 51·52회 연이어 가왕 자리를 지켜냈다. 올해 첫 여성 가왕의 2연승이다.
관전포인트는 노래할고양의 장기집권체제 여부다. 지금 상태라면 아무런 문제 없어 보인다. 첫 가왕전 당시 3라운드서 부른 한동근의 '이 소설의 끝을 다시 써보려 해'는 애절했다. 원곡의 담담하면서도 내지르는 감성에 노래할고양 특유의 호소력이 더해지며 명곡으로 재탄생됐다.
노래할고양의 장점은 가사전달력이다. 아나운서라고 해도 될 만큼 또박또박한 발음은 가사 하나하나가 귀에 박힌다. 굉장한 고음에서도 또렷히 들리는 가사는 그의 시그니쳐다. 지난 가왕 방어전에서 부른 박효신의 '눈의 꽃'에서 그 진가는 더욱 빛났다. 원곡인 나카시마 미카보다 박효신곡으로 더 유명한 '눈의 꽃'은 우리나라 많은 가수들이 불렀다. 박효신의 곡이 워낙 친근해 그 어떤 가수가 불러도 그의 흉내 조차 내기 힘들었다. 이수영과 박기영은 '나는 가수다'서 불렀고 임다미는 '복면가왕'에서 경연곡으로 들고 나왔음에도 큰 임팩트는 없었다.
그럼에도 노래할고양은 달랐다. 나즈막히 읊조릴 때 읊조리고 폭발적인 고음을 필요로 할 때 내질렀다. 기존의 여성가왕들이 내지르기만 한다는 일부의 편견을 모조리 깬 곡 흐름이었다. 당연히 호평이 이어졌고 비록 구자명에게 1표 차이로 승리했지만 노래의 여운은 길게 남았다.
김구라는 앞서 노래할고양에 대해 "거미·알리와 더불어 가요계 3대 디바다. 거미와 알리가 알앤비 계통이라면 노래할고양은 정통 발라드파로 이선희의 계보를 잇는 사람이다"고 말했다. 대충 누군지 아는 눈치다. 그도 그럴 게 노래할고양으로 추측되는 유력한 인물은 벌써 10년차. 첫 소절서 입을 떼고 몸짓 하나 움직였지만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노래할고양이 앞으로 보여줄 변화는 무궁무진하다. 정통발라드부터 로킹한 곡과 댄스, 심지어 랩이 들어간 곡도 소화할 수 있다. 하현우(우리동네 음악대장) 이후 주춤했던 '복면가왕'에 공연이 기대되는 가수로 듣는 이들을 설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