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트 플랫폼이 급변하는 가운데, 대세는 역시 디지털. 웹과 모바일 기반이 인기만점 플랫폼으로 떠오른지 오래다. 장르를 불문하고 모두가 디지털에 뛰어들며 절대 강자 자리를 놓고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중이다. 전쟁터 한가운데 양세형과 양세찬 형제가 있다. 형 양세형은 지난해 6월부터 SBS 모바일 콘텐트 브랜드 모비딕의 예능프로그램 '양세형의 숏터뷰'(이하 '숏터뷰')에 출연 중이다. 네이버TV에서만 143만뷰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동생 양세찬은 지난해 12월 JTBC2 '양세찬의 텐'(이하 '텐')을 선보였다. 시청자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어 시즌2까지 선보인다. 형제는 디지털 콘텐트 춘추전국 시대에 그들만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완전히 새로운 인터뷰
'숏터뷰'의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높은 조회수와 화제성을 얻은 끝에 모비딕이 출범과 함께 내놓은 콘텐트 중 홀로 살아남았다. 올해 초 TV로 특별 편성된 4주간의 방송은 동시간대 방송된 KBS 2TV '유희열의 스케치북'과 비슷한 2%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반응 덕분에 '숏터뷰'는 디지털 특화 콘텐트임에도 불구하고 대선 주자들을 비롯한 유명인사들이 출연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숏터뷰'에는 인터뷰어 양세형과 인터뷰이 한 사람이 등장한다. 특별한 미션 없이 인터뷰가 전부다. 이처럼 간단해 보이지만 완전히 새롭다. 초밀착 인터뷰, 클럽 인터뷰, 자율학습 인터뷰 등 인터뷰이에 맞춰 여러 가지 콘셉트가 등장하는 덕분이다. 인터뷰라는 큰 틀 안에 여러가지 하위 장르를 만들어냈다. 일반적인 토크쇼는 게스트의 성향에 따라 웃음의 정도가 달라지기 마련이지만, 양세형은 다양한 콘셉트의 인터뷰를 통해 어떤 성향의 인물이 출연하든 맞춤 웃음을 선사한다. 게다가 그는 국회의원 표창원에게 "사모님과의 딥키스는 우발적이었냐"를 묻는 인터뷰어다. 정치인부터 예능인까지 게스트가 누구든간에 거침없이 질문을 쏟아내는 양세형의 내공이 더욱 돋보이는 대목이다. 한 방송관계자는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예능으로 양세형의 '숏터뷰'를 언급하면서 "어떤 게스트가 와도 웃음을 뽑아내는 양세형의 능력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1020 취향 저격한 B급 정서
'텐'은 대학생들의 관심사를 주제로 정해 순위를 매기는 생활밀착 랭킹쇼다. 순위의 주제부터 대학생 중심인데다 SNS를 적극 활용해 실시간으로 시청자와 소통한다. 디지털 콘텐트의 주 시청자인 1020 세대를 정 조준한 기획이다. 양세찬은 젊은 시청자가 선호하는 B급 정서를 프로그램에 잘 녹이는 진행자다. 지난 시즌1 당시 방송된 '신년회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술 제조법 순위' 편은 양세찬 특유의 B급 정서와 잘 어우러지면서 SNS를 타고 호응을 얻기도 했다.
시청자의 호응은 곧 시즌2 제작으로 이어졌다. 그룹 크로스진의 신원호·타쿠야가 새 MC로 합류해 30일 첫 선을 보인다. 첫 방송부터 '키스하기 좋은 스팟 순위'를 주제로 택하며 제대로 B급 랭킹쇼를 선보인다. '텐'의 홍시영 PD는 양세찬에 대해 "재치가 넘치는 MC"라고 평가하며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진행자다. 메인 MC로서 자질을 보여줄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양세찬의 텐'을 계기로 메인 MC로 뻗어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