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의 시작은 바다 건너 미국도 마찬가지다. 4월 3일(한국시간) 탬파베이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를 시작으로 팀당 162경기 대장정에 돌입한다. 올해 메이저리그 관전 포인트를 키워드 7개로 정리했다.
▶ 코리안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인 선수들이 메이저리그를 누빈다.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은 팀의 확고부동한 마무리가 됐다. 추신수(텍사스)와 류현진(LA 다저스)은 지긋지긋한 부상을 털고 재기를 노린다. 지난해 개막전에서 홈 팬의 야유를 받았던 김현수(볼티모어)는 180도 달라진 대접을 받고 있다. 박병호(미네소타)와 황재균(샌프란시스코)은 팀의 '물음표'에서 '느낌표'로 바뀌어 가고 있다. 2월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뀐 박병호는 3월 시범 경기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시즌은 트리플A에서 시작한다. 이 소식이 현지 언론의 화제가 될 정도의 활약이었다. 황재균 역시 시즌 중 빅리그 데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NC 다이노스에서 뛰었던 에릭 테임즈(31·밀워키)도 메이저리그 재도전에 나선다.
▶루키 센세이션
최근 메이저리그에는 젊은 스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이너리그에서의 평가를 메이저리그에서 입증했다. 2015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크리스 브라이언트(시카고 컵스), 2016년 내셔널리그 신인왕 코리 시거(LA 다저스)는 데뷔 전부터 최고 유망주였다. 올해 양대 리그에서 신인왕 1순위 후보는 앤드류 베닌텐디(보스턴)와 댄스비 스완슨(애틀랜타)이다. 남다른 타격 능력과 성실함이 높게 평가받고 있다. 차세대 스타 후보로 손꼽히고 있다.
▶규칙 변화
커미셔너 사무국 지휘 아래 올 시즌 많은 규칙이 바뀐다. 고의4구 규칙 변경은 논란을 불렀다. 이제 투수는 공 4개를 던질 필요가 없다. 대신 더그아웃에서 수신호를 내는 것으로 고의4구 여부가 결정된다. 비디오 판독도 플레이가 벌어진 뒤 30초 안에 신청해야 한다. 판독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2분 안에 마쳐야 한다. 경기 시간 단축에 드라이브가 걸렸다. 부상자 명단 최소 등재 기간도 10일로 줄어든다. 기존에는 15일이 지나야 로스터 재등록이 가능했다. 부상자 명단 관리를 두고 메이저리그 구단의 머리싸움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스트라이크존과 홈런
최근 10년간 메이저리그의 스트라이크존은 좌우로 넓은 직사각형에서 위아래로 넓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달라져 왔다. 존의 낮은 쪽을 투수들이 유용하게 활용하며 투고타저 시대가 계속됐다. 그러나 2년 전부터 흐름이 바뀌었다. 스트라이크존의 아래쪽이 좁아졌고 타자들은 낮은공 공략을 위한 스윙을 장착했다. 그 결과 경기당 득점과 홈런이 다시 늘어났다. 지난해 경기당 홈런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2번째로 많았다. 이런 경향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와 클리블랜드의 재도전
컵스는 지난해 108년에 걸친 월드시리즈 무관의 한을 끊어 냈다. 올해도 강력한 우승 후보다. 일부 선수가 이탈했지만 주력 타자들의 나이는 아직도 20대 초·중반이다. 반대로 컵스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클리블랜드의 무관은 69년째가 됐다. 클리블랜드 역시 거포 1루수 에드윈 엔카나시온을 영입하며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전천후 소방수로 맹활약한 앤드류 밀러도 건재하다.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는 올해 아메리칸리그를 클리블랜드가 지배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비도 데이터로 본다
타자의 타구 방향을 예상해 수비수의 위치를 바꾸는 수비 시프트 전략은 2011년에는 한 시즌 동안 3000번 이뤄졌다. 그러나 5년이 지난 2016년에는 10배가 넘는 3만4000번 실행됐다. 데이터 분석이 정교해지면서 수비 시프트는 앞서간 팀의 유행이 아닌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수비 분석을 위한 새로운 데이터가 공개된다. 외야로 나간 타구에 한 해 제공되는 ‘포구 확률’과 ‘안타 확률’이 그것이다. 호수비가 나오면 "잡을 확률이 10%인 타구를 어렵게 잡아냈다"는 식의 해설이 나올지도 모른다. 팬들의 눈은 즐거워지고, 선수를 평가하는 구단의 현미경은 더욱 정교해졌다.
▶마일스톤
명예의 전당 입성이 확실시되는 ‘살아 있는 전설’들의 기록 달성 쇼도 시작된다. 다저스의 특급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9)는 개인 통산 2000 탈삼진을 눈앞에 두고 있다. 기록 달성까지는 82개가 남았다. 부상만 없다면 기록 달성이 확실하다. 천재 타자 미겔 카브레라(디트로이트)는 통산 450홈런까지 4개를 남겨 두고 있다. 애드리안 벨트레(텍사스)는 통산 3000안타 클럽 가입을 노린다. 안타 58개만 치면 메이저리그 31번째 멤버가 된다. 21세기 최고의 타자 알버트 푸홀스(LA 에인절스)는 홈런 9개를 더하면 통산 600홈런 고지를 점령한다. 안타 175개를 더하면 3000안타 클럽에도 가입한다.
박기태(야구공작소)
야구 콘텐트, 리서치, 담론을 나누러 모인 사람들. 야구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공유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