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는 9일까지 개막 후 내국인 선발투수가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패했다. 외국인 투수 제프 맨쉽(2승 평균자책점 2.08)과 에릭 해커(1승 평균자책점 1.80)가 나온 세 경기에선 모두 이겼다. 하지만 국내 선발진이 균형을 못 맞추고 있다.
극심한 '부진 바이러스'가 퍼졌다. 3선발 이재학은 2패 평균자책점 17.36(4⅔ 11피안타 9실점)을 기록 중이다. 2경기 모두 2⅓이닝 투구에 그치면서 3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최근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낸 확실한 1승 카드로 분류됐지만, 난타에 가까운 공략을 당했다. 시즌 피안타율이 0.440. 득점권 상황에선 피안타율이 0.538(14타수 7피안타)로 더 올라간다. 위기관리가 되지 않으면서 조기 강판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이닝당출루허용(WHIP)은 낙제 수준인 3.00이다.
왼손 선발투수로 기대를 모은 구창모도 시즌 초반 가시밭길을 걷고 있다. 두 번의 선발 등판에서 2패 평균자책점 13.50(6이닝 11피안타 9실점)을 기록했다. 2015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은 구창모는 김경문 감독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젊은 피다. 지난해 1군에 데뷔해 4승1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9로 가능성을 보였고, 스프링캠프 경쟁을 뚫고 선발 한 자리를 꿰찼다. 하지만 지난 8일 인천 SK전에서 2이닝 4피안타(2피홈런) 4실점하며 무너졌다. 개막 후 6연패 늪에 빠져 있던 SK를 상대로 시즌 첫 승을 헌납했다. 선발 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경험 부족을 나타내며 1회부터 실점했다. 허용한 안타 11개 중 장타가 5개. 피장타율이 무려 0.786이다.
최금강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최금강은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면서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11승)를 거뒀다. 시즌 중반 에이스 해커가 부상으로 빠지고, 이태양이 승부 조작 사건(국민체육진흥법 위반)으로 팀을 떠났을 때 선발로 전환해 김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한국시리즈 3차전 선발투수를 맡았을 정도로 입지가 단단했다.
하지만 2017년 출발은 좋지 않다. 시즌 첫 등판이었던 4일 대전 한화전 선발로 나와 2⅓이닝 6피안타 5실점하고 일찌감치 마운드를 내려갔다. 2회까지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3회에만 5실점하며 무너졌다. 김 감독은 8일 인천 SK전에 최금강을 롱릴리프로 등판시키면서 역할 전환을 시사했다. 구단 관계자는 “최금강을 불펜으로 돌리고 장현식을 선발투수로 기용할 것 같다”고 전했다.
김 감독은 지난 2일 마산 롯데전을 앞두고 "장현식은 항상 선발을 생각하던 선수였다"면서 "우리팀 선발투수들이 좋지 않을 때 현식이가 자주 선발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2013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9순위로 NC에 지명된 장현식은 NC가 일찌감치 군 복무를 마치게 한 영건.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를 던진다. 지난 1일 롯데전에선 중간계투로 나와 5⅔이닝 1피안타 11탈삼진 무실점했다. '비장의 카드'다. 하지만 장현식 카드마저 효과가 없다면 더 큰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 NC의 국내 선발진이 위태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