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과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1차전 원정경기에서 78-61 대승을 거뒀다. 먼저 1승을 거둔 삼성은 챔피언결정전(7전4선승제)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확률은 무려 75%(40회 중 30회)다.
경기 시작 전까지만 해도 삼성이 '디펜딩 챔피언' 오리온에게 밀릴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정규리그 3위 삼성(34승20패)이 2위 오리온(36승18패)보다 전력이 약한다 데다 첫 대결부터 원정 경기를 치러야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삼성은 인천 전자랜드와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올라왔다. 이 때문에 주력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극심할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 올 시즌 상대전적이 결정적이었다. 삼성은 오리온과 6번 맞붙어 겨우 2승(4패)만 건졌다. 최근 3경기만 따지면 오리온전 3연패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삼성 선수들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며 뒷심을 발휘한 덕분이다. 이날 오리온전에서 외국인 선수 리카르도 라틀리프(28)는 33득점 19리바운드, 마이클 크레익(26)은 13득점 7어시스트를 올렸다. 이들이 본격적으로 코트를 휘젓기 시작한 것은 16-16으로 시작한 2쿼터부터다. 라틀리프와 크레익은 2쿼터에만 각각 8득점과 9득점을 몰아쳤다. 덕분에 삼성은 43-24까지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했다. 오리온은 라틀리프를 막기 위해 애런 헤인즈(36)와 이승현(24) 등 빅맨 2명을 붙이는 협력 수비를 펼쳤지만 역부족이었다.
막강한 가드진도 삼성의 핵심 무기다. 이상민(45) 삼성 감독은 1쿼터 초반 선발 가드 김태술(33)이 컨디션 난조로 부진하자 망설임 없이 베테랑 가드 주희정(40)을 투입했다. 흔들리던 상황에서 투입된 주희정은 차분한 리드는 물론 직접 3점슛까지 넣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주희정이 안정감을 맡은 가드라면 신예 이동엽(23)은 이날 승부처마다 득점포를 터뜨렸다. 그는 2쿼터 막판 38-22에서 결정적인 3점포와 2점슛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43-22로 점수를 벌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해냈다.
가파른 상승세의 삼성은 외국인 듀오와 가드 군단을 다시 앞세워 13일 오후 7시 고양체육관에서 2연승에 도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