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살림하는 남자들 시즌2'(이하 '살림남2')가 2017년 가족의 다양성을 고스란히 담았다. 40여 년간의 결혼 생활에서 졸업한 '졸혼남' 백일섭, 53세에 14개월인 딸 아이를 둔 늦깎이 아빠 정원관, 아이돌이라는 굴레 속 26세에 한 아이의 아빠가 된 일라이가 그 주인공이다.
시즌1보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살림남2'
시즌1에선 살림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중심적으로 다뤄졌고 이후 출연진이 스튜디오에서 얘기를 나누는 형식이었다. 하지만 시청자 공감을 얻긴 어려웠다. 시청률 2~3%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2는 시즌1에서 놓친 '공감'에 중점을 두고 변화를 줬다. 이민정 PD는 "시즌1과 달리 시즌2에는 가족들이 다 등장한다. 살림남들이 살림에 관여하는 모습이 보여졌을 때 가족들이 출연해 당장의 피드백이 있으니 좀 더 현실적으로 그려진다. 편하고 자연스럽게, 그리고 완결이 있는 상황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더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살림남2' 통해 달라졌다
출연진은 각자의 개성이 강하다. 다소 친숙하지 않았던 '졸혼'이라는 단어를 시청자에게 알린 백일섭은 "섭외가 처음 들어왔을 때 한 달 정도 고민했다. 조심스럽게 출발했는데 하고 보니 이득이 많았다. 아들과 관계도 좋아졌고, 강아지를 입양하면서 사랑을 배우고 있다. 종일 둘이 얘기를 자주 한다. 가족이 생겼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또 일라이와 정원관의 모습을 보면서 사랑을 배워 가고 있기도 하다. 이 프로그램을 잘했다 싶다"고 전했다.
'만혼남' 정원관은 "'살림남2'를 통해 결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게 피부로 와 닿기 시작했다. 주변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준 이 프로그램에 감사함을 느낀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많이 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웃음) 사람들이 '왜 그렇게 돈을 쓰냐. 그만 써라' 그러는 등 선의의 욕을 많이 한다. 앞으로 더욱 노력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아이돌임에도 23세 이른 나이에 결혼한 일라이는 "일찍 결혼하고 싶었다. 그게 원래 꿈이었다"면서 "일찍 결혼하니 안정적이다. 행복해졌다. 일할 때 뭔가 서포트가 되는 존재들이 있어 좋다. 단점은 직업이 아이돌이다 보니 일을 하면서 가끔 눈치도 보이고 말도 조심스럽다"면서 웃음을 터뜨렸다. '살림남2'를 하면서 일라이의 아내 지연수 역시 레이싱 모델로 복귀한 상황. 일과 사랑을 모두 잡은 일라이의 얼굴엔 웃음꽃이 가득했다. '살림남2'는 매주 수요일 오후 8시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