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대 대통령 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17일 시작됐다. 5월 9일 '장미대선'까지 22일간의 대선 레이스를 알리는 총성은 바로 선거 고로송. 올해도 정당별로 최고 히트송부터 귀여운 동요까지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골라 유세전에 돌입한다.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월드리서치에 의뢰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응답자의 82.8%가 반드시 투표하겠다(전국 만 19세 이상 유권자 1,500명 대상·4월 10일~11일 유·무선 RDD 방식 전화면접·응답률 16.9%·95% 신뢰수준 표본오차 ±2.5%)고 답했다. 2012년 18대 대선 여론조사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변화가 나타났다. 20대는 18.5%p·30대는 9.8%p· 40대는 6.3%p까지 오른 반면, 50대에서는 2.6%p, 60대 이상에서는 7.9%p 오히려 투표 참여 의향이 줄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면서 정치에 다소 무관심했던 2040 유권자들의 목소리가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선거송도 젊은층 위주의 중독성 강한 노래들이 다수 포진됐다.
가장 인기 있는 선거송은 트와이스 '치어업'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대선후보가 이 노래를 선택했다. 유 후보는 '치어업'의 킬링파트인 '샤샤샤'를 기호 4번으로 개사해 강조하겠다는 계획이다. 박현빈의 '샤방샤방' 또한 숫자 4를 이용한 개사가 용이하다. 유 후보는 이밖에 노라조의 '고등어'·혜은이의 '파란나라'와 SNS에서 인기 몰이 중인 동요 '상어가족'을 선택했다.
문 후보가 '치어업'을 택한 이유는 세대별 맞춤 전략으로 보인다. 나미의 '영원한 친구'부터 문성재의 '부산갈매기'·김수희의 '남행열차'·디제이디오씨의 '런투유'·코요태의 '순정'·인피니트 '내꺼하자' 등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인기곡을 선거송으로 준비했다. 기호 1번을 강조하기 위해 홍진영의 '엄지척'을 개사해 활용하기로 하는 등 대선 재도전에 철저한 준비를 갖췄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메시지에 초점을 맞춘 선거송 전략을 택했다. 안 후보는 고 신해철의 '그대에게'·'민물장어의 꿈'을 사용한다. 신해철법(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안 후보가 노력했던 것이 인연이 됐다. 캠프 측은 "헬조선에 절망하는 청년들과 힘든 현실을 위로하면서 아픈 삶을 치유하겠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혜 비리가 없는 깨끗한 대한민국, 누구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라고 밝혔다.
심 후보는 윤민석의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유정석의 '질풍가도'·이문세의 '붉은노을'을 선거송으로 정했다.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촛불집회에서 자주 쓰인 노래이며, '질풍가도'는 희망적인 가사로 알려진 노래다. 심 후보 측은 최저임금과 비정규직 등에 노동문제에 관한 개사를 통해 노동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정면으로 맞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의 선거송도 폭넓은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도록 했다. 대표적인 애교송 '귀요미송'·동요 '비행기'와 국민가요 '아, 대한민국'·마마무의 '음오아예'를 넣었고 선거철 대표 인기 트로트인 박상철의 '무조건'·박현빈의 '앗 뜨거'를 찜했다. 캠프 관계자에 따르면 다양한 장르로 구성했으며, 반복적이고 재미있는 후렴가사에 신경을 써서 따라부르기 쉽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