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대를 이끈 주인공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2·레알 마드리드)다. 그는 19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베르나베우에서 펼쳐진 2016~2017시즌 UCL 8강 2차전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쏘아 올렸다. 호날두를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는 뮌헨을 4-2로 꺾었다.
앞서 지난 13일 뮌헨 원정 1차전에서 2-1로 승리한 레알 마드리드는 2차전에서 1-2로 패배했다. 3-3 동률이 되자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3골을 추가한 레알 마드리드가 1, 2차전 합계 6-3으로 승리, 7년 연속 4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전 경기까지 UCL 통산 97골을 기록 중이던 호날두는 이날 경기에서 3골을 추가하며 역대 최초로 100호골을 달성했다. 2007년 4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으로 AS 로마(이탈리아)와 8강 2차전에서 UCL 첫 골을 신고한 뒤 10년 동안 137경기에 나서며 100골 고지에 올라섰다.
호날두는 경기 후 "나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 골을 넣지 못할 때도 있지만 팀 승리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며 "이번 경기에서 팀이 잘 했고 승리했다. 내가 골도 넣어 기쁘다. 레알 마드리드는 4강에 올라갈 자격이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날두가 곧 UCL 득점 역사다.
2007~2008시즌 맨유 소속으로 8골을 넣어 첫 UCL 득점왕에 올랐다. 2009년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한 뒤에도 UCL에서 꾸준한 활약을 펼쳤다. 그는 2012~2013시즌부터 4년 연속 득점왕 자리에 오르며 최고 골잡이 위용을 자랑했다. 2013~2014시즌에는 17골로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런 폭발적 흐름이 100골 신화를 만들었다.
1955년 유러피언컵(UCL 전신)이 시작된 뒤 62년 기다림 끝에 100골의 시대가 찾아온 것이다. 그래서 2017년 4월 19일은 UCL 역사의 기념비적인 날이다.
2011년 2월 16일 역시 역사적인 날이었다. 독일 샬케 04 소속의 라울 곤살레스(40·은퇴)가 발렌시아(스페인)와 UCL 16강 1차전에서 1골을 넣으며 '마의 70골' 고지를 돌파했다. UCL 역사상 첫 70골을 등장시킨 라울을 향한 찬사가 이어졌다. 독보적인 행보였다. 당시 라울을 제외하고 60골을 넘은 선수가 없었다. 라울은 이후 1골을 더 넣으며 71골로 UCL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라울의 대기록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컸다.
예상은 빗나갔다. 3년 후 라울의 기록은 2위로 밀려났다. 2014년 11월 26일도 UCL 역사적 장면 중 한 부분이다. 리오넬 메시(30·바르셀로나)가 아포엘 FC(키프로스)와 UCL 조별예선에서 라울의 71골을 넘어섰다. 메시는 이 경기에서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74골까지 신고했다. 당시 호날두는 70골에 그치고 있었다.
UCL 최다골 돌파에 있어서는 메시가 호날두에 한 발 앞섰다. 그렇지만 100골 돌파에서는 호날두가 메시보다 훨씬 빨랐다. 20일 열리는 UCL 8강 2차전 유벤투스(이탈리아) 경기를 앞둔 메시는 94골을 기록 중이다.
이제 호날두의 골폭풍이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된다. 호날두가 골을 넣을 때마다 역사는 바뀐다. 최근 전성기에서 내려 왔다는 평가를 간혹 받았지만 중요한 경기 때는 언제나 골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한다.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4강에 올라 최소 2경기는 보장 받았다. 결승까지 간다면 3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