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선우는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 5번 타자·1루수로 선발 출전, 3타수 2안타(1홈런) 2득점 1타점을 기록했다. 0-0으로 맞선 2회 터트린 시즌 18호 홈런이 결승타. 2-0 승리를 이끈 그는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매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경기에 나갈 때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고 (선수는) 그걸 증명해야 한다. 못할 수도 있지만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오선우는 올 시즌 KIA가 발굴한 '히트 상품'이다. 2019년 입단한 뒤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잊힌 존재'였으나 어렵게 잡은 기회를 살려 주전 자리를 꿰찼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홈런이 7개였는데 올해만 18개를 때려냈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 첫 세 자릿수 안타(111개)를 기록하며 이범호 KIA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다만 전반기 대비 후반기 성적이 급락한 게 아쉬움이다.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내는 오선우. KIA 제공
오선우는 "체력도 체력인데 심적인 부분이 처음으로 와닿았던 거 같다"며 "후반기에 잘해야겠다고 마음먹었는데 결과가 안 나오니 조금 움츠러들더라. 망설이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루킹 삼진이 늘어난 것도 이 이유다. 그는 "후반기에는 쫓기는 입장이 됐다. 백업으로 한 타석 나갈 때의 그런 느낌을 받더라. 결과를 계속 쫓으려고 하다 보니까 타석에서 반응이 늦어 루킹 삼진이 많았던 거 같다"라고 말했다. 잔여 경기가 10경기 정도 남았을 때부터는 "그냥 (배트를) 돌리자"라는 말을 내뱉으며 타석에 들어서고 있다. 일종의 자기 암시다.
디펜딩 챔피언 KIA는 8위까지 처졌다. 5강 탈락이 기정사실에 가까워 오선우의 커리어 하이가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오선우는 "내년 목표를 벌써 만들고 있다"며 "올해 했던 실수(실책)는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내년에는 (같은) 실수가 안 나오게 해야 한다. 삼진이 많은데 60개 정도 줄이면 3할 타율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후반기 팀이 한 번 흔들렸는데 내년에는 안 흔들릴 수 있도록 더 단단하게 준비하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24일 고척 키움전에서 결승 홈런을 때려낸 오선우가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KI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