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제성이 잘 던졌다고요?"
김진욱 kt 감독이 반문했다. "그렇다"고 하자 김 감독은 "아니죠. 아주 잘 던졌죠"라고 빙긋이 웃었다.
kt와 롯데는 지난 18일 2대2 트레이드를 했다. kt는 투수 장시환(30)과 김건국(29)을 내주고 내야수 오태곤(26
·개명 전 오승택)과 투수 배제성(21)을 데려왔다.
트레이드의 중심은 1군 경험이 많은 오태곤(내야수)과 장시환(투수)이었다.
하지만 kt는 트레이드 다음날인 19일 배제성을 1군 엔트리에 등록했다. 팀 분위기를 경험하도록 한 김진욱 감독의 배려였다.
배제성은 20일 수원 KIA전에 등판했다. 프로 첫 등판. 2-9로 뒤진 8회 구원 등판해 KIA의 강타선을 2이닝 무피안타 무볼넷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화려한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그의 데뷔전은 김진욱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사실 김진욱 감독은 그의 등판을 두고 고민과 걱정이 많았다. 트레이드 후 첫 등판인데다 프로 데뷔전, 향후 어떻게 성장시킬 것인지에 대한 생각이 뒤따랐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초구에 신경이 많이 쓰였는데 당당하게 던져 놀랐다"고 밝혔다. 배제성은 8회 김민식-버나디나-김선빈을 공 3개씩 총 9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9회 선두타자 김주찬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19
㎞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김 감독은 "주찬이를 상대로 풀 카운트에서 커브를 던졌고, 그 때 팔 스윙을 보고 또 놀랐다"고 말했다. 이후 최형우와 신종길은 범타 처리했다. 배제성은 롯데 소속 당시 제구가 아직 잡히지 않았지만 시속 150km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유망주로 평가를 받았다. kt는 "배제성은
미래 투수진 주축으로 육성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첫 출발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아직 보완하고 가다듬을 점이 많다. 김 감독은 "신장(189cm)에 비해 근력이 약하다. 아직은 편안한 기회에서 등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첫 인상은 분명 강렬했다. 김 감독은 "매력에 빠질만큼 아주 잘 던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