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 후보는 배우의 기본 소양인 연기력을 제외하고 공통점 없는 다양함을 자랑한다. 5월 3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코엑스 D홀에서 열리는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에는 도경수(형) 류준열(더킹) 우도환(마스터) 지창욱(조작된도시) 한재영(재심) 등 5명이 후보에 올랐다.
어떤 부문보다 치열한 경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 후보군은 20대부터 40대까지 포진, 연령의 벽을 과감하게 허물어 눈길을 끈다. 또 작품 속 비중에 상관없이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만한 연기와 존재감을 발휘한 배우들로 구성돼 수상 결과를 더욱 궁금케 한다. 누가 받아도 고개가 끄덕여지고 누가 받아도 이변이 될 전망. 생애 단 한 번 밖에 받을 수 없어 더욱 영예로운 트로피다. '백상예술대상'은 JTBC PLUS 일간스포츠가 주최하며 JTBC와 JTBC2에서 생방송된다. (소개는 가나다순) 도경수(형)
아이돌 엑소(EOX) 디오가 아닌 배우 도경수로 당당하게 등판했다. 도경수는 2014년 영화 '카트(부지영 감독)'로 스크린에 데뷔, '순정(이은희 감독)'을 통해 주연 가능성을 입증시켰고, 조정석과 호흡맞춘 두 번째 주연작 '형(권수경 감독)'으로 드디어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극중 잘나가던 국가대표 유도선수와 시각장애인이라는 사실상 1인2역을 소화해야 했던 도경수는 노련한 배우들도 하기 힘든 연기를 자신만의 스타일로 표현하는데 성공했다. 더 이상 '연기하는 아이돌'이 아닌 연기자 타이틀이 어울리는 '신인 배우'로 충무로가 앞서 찾는 샛별이 된 인물. 비수기 300만 명에 가까운 흥행 성과를 올린 영향력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치러진 52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인기상을 수상, 올해는 인기상과 함께 신인연기상까지 2관왕을 노린다. 류준열(더킹)
tvN '응답하라1988'을 통해 가장 뜨거웠던 시기 영리하게 택한 '더 킹(한재림 감독)'은 류준열을 영화부문 신인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시켰다. 조폭 최두일은 류준열이 탄생시킨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 기라성 같은 대선배 조인성·정우성·배성우 옆에서 기죽지 않았고 어울리는 캐릭터, 변화된 연기로 다시 한 번 충무로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독립영화 주연에서 상업영화 주연으로 인정받는 과정도 자연스러웠다. 무엇보다 류준열은 지난해 TV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한 장본인. 류준열이 올해 영화부문 트로피까지 거머쥔다면 TV부문과 영화부문 신인상을 모두 석권하는 것은 물론,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게 된다. 또 드라마에서는 멜로, 영화에서는 다크한 매력으로 극과극 분위기를 뽐낸 만큼 모든 장르가 가능한 배우라는 평가도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우도환(마스터)
'마스터(조의석 감독)'를 관람한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자마자 검색한 캐릭터. 우도환이라는 이름은 기억하지 못해도 '김엄마(진경)를 죽인 인물'이라고 하면 누구든 떠올릴 수 밖에 없을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제대로 된 대사 한 마디 없이 오로지 무표정과 눈빛으로만 관객들과 소통했다. 이병헌·강동원·김우빈을 비롯해 캐스팅 보드에서 자신의 앞에 이름이 적히는 선배들만 10여 명이 넘는 상황 속 제 존재감을 알렸다. 이에 따라 한 해 쏟아지는 몇 십, 몇 백명이 넘는 신인배우들 사이에서 발군의 성과로 신인연기상 후보 5인에 꼽혔다. 여전히 베일에 감춰져 있어 궁금하고 그 이상으로 향후 행보가 기대되는 배우. 우도환이 큰 무대 위에 홀로 선 주인공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트로피를 들고 원샷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기회를 얻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지창욱(조작된도시)
생애 첫 영화로 기다렸다는 듯 신인연기상 후보에 올랐다. 브라운관에서는 믿어 의심치 않는 흥행보증수표에 한류를 이끄는 스타지만, 충무로에서는 필모그래피가 없기에 고개를 갸웃거릴 수 밖에 없었던 배우. 하지만 100억 대작 원톱 주연으로 무모하고 무리한 도전이라는 일각의 색안경을 깔끔하게 벗겨낸 지창욱은 첫 영화를 통해 신뢰감까지 쌓으며 브라운관에 이어 스크린에서도 통하는 배우임을 증명했다. 극중 한 순간에 살인자로 몰리게 되는 인물 권유를 연기한 지창욱은 차세대 액션 배우라는 수식어에 걸맞게 액션 내공을 폭발시켰고 깊이있는 감정 연기로 250만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들였다. 데뷔 10년 만의 첫 영화로, 영화부문 첫 트로피로 '영화배우 지창욱'이라는 새로운 꽃길을 시작하며 10년 전 느꼈던 신인의 기분을 다시금 만끽하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한재영(재심)
뚝심있는 외길 인생으로 데뷔 14년 만에 신인연기상 후보에 노미네이트 됐다. 78년 생으로 만 38세, 사실상 불혹의 나이다. 주·조연작이 세 편 이상 넘지 않는 배우라면 누구든 신인연기상 후보 자격이 되는 만큼 한재영 역시 조금 늦었을 뿐 이견은 없는 후보다. '재심'에서 악질 형사 백철기 역으로 악역 캐릭터의 방점을 찍으며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곽도원과 비견될 정도로 맞춤 캐릭터를 소화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단역부터 시작해 오로지 실력 하나로 비중과 역할을 키웠고 '연기 잘하는 배우'로 입소문이 터지면서 찾아 온 '재심'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빛 바랜 가죽재킷이 아닌 턱시도를 차려입고 레드카펫을 걷는 모습조차 낯설다. 한재영의 시상식 참석은 백상예술대상 전과 후로 나뉠 전망. '한재영 눈물소감'이 검색어에 뜰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