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아내'는 지난 2일 권선징악의 결말을 그리며 종영했다. 악인은 죽거나 벌을 받았으며, 완벽한 아내 고소영(심재복)은 새로운 사랑을 찾아 완벽한 여자가 됐다.
이 드라마는 악역 조여정(이은희)의 활약으로 사랑받았지만, 이 매력은 결국 작품의 발목을 잡았다.
극 중 조여정은 소름끼치는 악행을 하면서도 단아한 미소를 짓는 인물. 윤상현(구정희) 앞에서의 얼굴과 뒤에서의 얼굴이 180도 다른 여인이다. 그런 조여정이 더욱 기상천외한 악행을 저지를 때마다 시청자의 호평이 이어졌다. 코믹함을 기반으로 한 스릴러로 알려졌지만, 조여정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싸이코 스릴러물로 장르가 변경됐다.
그러나 선을 넘었다. 조여정에게 맞서야 하는 고소영에겐 큰 힘을 주지 않고 조여정의 악행에만 힘을 줬다. 살인하고 납치까지 했다. 악인의 편만 드니 이야기 전개의 설득력은 떨어지고 자극적 전개만 이어졌다. 일각에선 막장 드라마라는 혹평까지 흘러나왔다.
'완벽한 아내'는 완벽하지 못했다. 10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온 고소영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조여정의 뒤편에만 세워뒀다. 윤상현이 연기한 구정희 캐릭터 또한 시청자를 설득하지 못하고 난데없는 악역으로 그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은 것은 조여정이다. '완벽한 아내' 이전까지 조여정의 따스한 미소가 섬뜩해보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누가 알았을까. 웃으며 살인하고, 한 순간에 얼굴을 180도 바꾸는 그의 싸이코 연기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고 있다.
'완벽한 아내'는 자극적인 내용에도 5% 전후의 시청률에 머물며 월화극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주객전도, 악역만 남은 수상한 싸이코 스릴러의 결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