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경륜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최강 훈련지 리그전'에서 수도권의 신성 '동서울팀'이 가장 먼저 웃었다.
이 리그전은 처음 시도하는 8인제 팀간 대항전이라는 점에서 경륜 팬들의 관심을 끌었다. 지난 5~6일 이틀간 광명 스피돔에서 펼쳐진 '최강 훈련지 리그전'은 북부지역 예선전이었다.
리그전 첫 경주는 5일 가평·양양 연합팀과 팔당팀이 장식했다. 이 경주에서 가평·양양 연합팀은 당초 열세란 평가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선행으로 중무장한 팔당팀을 격파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날의 주인공은 양양팀의 막내 정연교(32·16기)이었다. 선두유도원 퇴피 전 초주선행을 자처하며 가평·양양팀의 선봉에 섰다. 다소 불리할 수 있는 위치였지만 정연교는 선두를 지키며 팔당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했다.
정연교의 진가는 마지막 한 바퀴를 알리는 타종과 함께 나타났다. 기습 반격을 시도한 팔당팀의 중추를 끊어내며 라인을 무너뜨렸다. 정연교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급기야 상대팀 수장인 김영섭까지 따돌리며 막판 대역전에 성공한다. 그야말로 정연교의 원맨쇼였다.
반면 팔당팀은 선두로 나선 곽현명의 어정쩡한 리드가 조직력을 붕괴시키는 단초를 제공했다. 평소 선행에 능숙한 정윤건과 최성국이 마크에 치중하면서 상대 견제에 약점까지 드러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결국 홀로 선두로 나선 팀의 수장 김영섭이 뒤늦게 상황을 수습하려 고군분투했지만 체력소모가 가중되면서 막판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그러나 가평·양양팀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가평·양양팀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부전승의 동서울팀. 경륜 최강자 정종진이 몸담고 있는 계양팀과 더불어 수도권의 투 톱을 형성하고 있는 팀으로 가평·양양 연합팀은 동서울팀을 넘어서지 못했다. 신은섭(30·18기)과 정하늘(27·21기) 등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로 무장한 동서울팀에겐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날 경주에서 전년도 그랑프리 3위에 빛나는 정하늘은 타종 뒤 순식간에 앞선 상대팀 네명을 제압하며 끝까지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고 뒤좇던 신은섭은 여유있게 후위를 견제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팀동료 정재완과 함께 1·2·3착을 모조리 쓸어담았다. 동서울팀은 이날 한수 위 전력 못지않게 완벽한 조직력까지 선보이며 북부그룹 최강을 넘어 남부그룹까지 접수, 경륜 패권을 차지하겠다는 야심찬 각오를 내비쳤다.
이번 리그전은 오는 13일까지 북부그룹 예선전, 19일부터 27일까지 남부그룹 예선전을 거친 뒤 오는 6월 3일 북부그룹 결승과 6월 10일 남부그룹 결승을 치른다. 각 그룹 승자는 오는 7월 9일 대망의 최종 결승전에서 '경륜 최강 훈련지' 타이틀을 놓고 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