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베를린'이다. 어쩌면 베를린영화제 때 보다 더 당당하게 칸을 누빌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두 편의 영화로 오는 17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70회 칸국제영화제(70th Cannes Film Festival)를 찾는다. 홍상수 감독은 '그 후'가 경쟁부문에, '클레어의 카메라'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이례적으로 두 편의 영화를 한꺼번에 선보이게 됐다.
칸영화제 사무국 측에 따르면 '클레어의 카메라'는 21일 오후 7시15분 브뉘엘 극장에서, '그 후'는 22일 오후 4시30분 르미에르 극장에서 상영된다.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장편영화 '클레어의 카메라' 러닝타임은 69분이며, 21번째 장편영화 '그 후'는 92분이다.
이에 따라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에 모두 출연한 김민희는 주연배우 자격으로 홍상수 감독과 함께 칸 행 비행기에 오른다. 그리고 이틀 연속 레드카펫을 밟을 에정이다. '클레어의 카메라' 행사에는 이자벨 위페르가, '그 후' 일정에는 권해효·조윤희가 추가로 합류한다. 특히 이번 공식석상이 주목받는 이유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개봉 당시 진행된 언론시사회에서 불륜 사실을 인정한 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는 행사이기 때문.
"사랑하는 사이다"며 당당하게 불륜을 고백한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이 시사회를 끝으로 또 다시 두문불출, 국내에서는 일절 활동하지 않고 있다. 53회 백상예술대상 감독상과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지만 역시 불참, 당분간 해외 활동에만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국내 최초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후 불륜 사실을 인정했고 여전히 둘 만의 세계를 이어가고 있다.
공식적으로 만남을 인정하지 않고 참석했던 베를린영화제에서도 커플링 낀 손을 맞잡고 레드카펫을 걷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던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다. 이번에는 다른 배우들도 함께 레드카펫을 걷겠지만, 베를린 때보다 더 다정한 투샷을 보일 수도 있다.
또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지난해 '클레어의 카메라' 촬영을 위해 함께 칸을 방문한 바 있다. 지난해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단 한 편도 초청받지 못하면서 홍상수 감독은 영화를 찍는다는 핑계 아닌 핑계로 '아가씨(박찬욱 감독)'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김민희를 따라 칸을 찾았다.
이는 칸의 애정을 받는다고 자부했던 홍상수 감독으로서는 자존심이 깎일 만한 일이었다. 이를 악문 듯 1년 만에 두 편의 영화를 모두 초청받게 만든 홍상수 감독의 독함도 새삼 눈길을 끄는 대목. 이방인이 아닌 주인공으로 칸 영화제를 방문하는 만큼 홍상수 감독의 현지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베를린에 이어 칸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 연이어 초청 받으면서 해외영화제 도장깨기를 하고 있는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다. '그 후'가 경쟁부문에 진출한 만큼 작품과 감독, 출연 배우들은 폐막식 당일 진행되는 시상식 각 부문 후보에 자동 노미네이트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