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회 칸국제영화제(70th Cannes Film Festival) 측은 이례적으로 홍상수 감독의 영화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를 모두 초청하면서 홍상수 감독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표했다.
당초 지난해 칸영화제가 치러진 시기 현지에서 촬영한 20번째 장편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경쟁부문에 진출할 것이라 예측 됐지만, 홍상수 감독은 21번째 영화 '그 후' 역시 비밀리에 출품했고 '클레어의 카메랑'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그 후'가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현재 칸영화제 공식 홈페이지에는 올해 칸의 부름을 받은 영화들의 사전 정보가 대부분 공개돼 있다.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그 후'는 일찌감치 시놉시스와 스틸, 영상 등이 게재됐으며, 11일(현지시간) '클레어의 카메라'에 대한 정보도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그 후'는 아름(김민희)이 작은 출판사에 첫 출근한 날 벌어진 이야기를 담는다. 아름의 상사 봉완(권해효)은 이전에 그 곳에서 일했던 여성을 사랑했지만 최근 헤어졌다. 결혼한 봉완은 오늘도 어두운 아침 집을 비우고 일하기 위해 출발한다. 하지만 떠난 여자의 추억이 그에게 달려들고 그는 힘들어 한다. 그 날 봉완의 아내는 봉완이 쓴 사랑의 메모를 발견, 사무실에 뛰쳐들고 그 여성을 아름으로 착각한다. 러닝타임은 92분.
배경과 인물은 다르지만 소재는 결국 불륜이다. 홍상수 감독은 애매하게 부인했지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사실상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영화. '그 후'는 '밤의 해변에서 혼자'와 연관돼 있지 않고, 김민희의 캐릭터 역시 하나의 역할로 설정, 불륜의 대상으로 쓰이지는 않았지만 한 남자의 불륜, 그리고 이를 눈치 챈 아내가 주요 인물로 등장한다.
아이러니한 것은 베를린도, 칸도 모두 홍상수 감독이 불륜을 소재로 삼은 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했다는 지점이다. 이제 '홍상수-불륜=0'이라는 공식이 통용될 만큼 실제로도, 영화적으로도 불륜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소재가 됐다. 칸이 베를린에 이어 트로피까지 안길지는 미지수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시놉시스 만으로는 불륜을 담았는지 담아내지 않았는지 알 수 없다. 주인공은 이자벨 위페르. 정진영·장미희가 호흡을 맞췄다.
칸 영화제에 출장갈 때 만희(김민희)는 정직하지 않은 것으로 비난받고 해고 당했다. 클레어라는 선생님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그녀는 만희를 알게되고 그녀와 공감한다. 클레어는 신비한 해변 터널의 힘을 통해 가능한 미래 또는 과거를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사진 촬영을 통해 클레어는 사물을 천천히 바라보고 변형시키는 능력을 습득했다. 클레어는 만희와 함께 그녀가 해고당한 카페로 간다. 우리는 직장에서 클레어의 힘을 보기를 고대한다. 러닝타임 69분.
판타지에 가까운 다소 애매모호한 설명에는 정진영과 장미희가 연기한 캐릭터에 대해 확인할 수 없다. '정직하지 않은 것으로 비난받고 해고 당한'이 정확히 어떤 내용을 뜻하는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만 생길 뿐이다.
공개된 스틸을 보면 정진영과 장미희는 굉장히 다정하게 서로를 바라보고 있으며 두 손 역시 꼭 잡고 있다. 경치좋은 바다에서 완성한 그림같은 투샷에도 시선이 쏠린다. 정진영은 장미희 뿐만 아니라 이자벨 위페르, 김민희와도 만나며 시놉시스 설명처럼 친근하게 서로를 대하는 듯한 이자벨 위페르와 김민희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또 '밤의 해변에서 혼자'가 그랬듯 두 편의 영화도 의미심장한 대사가 쏟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칸이 선택한 '그 후'와 '클레어의 카메라'가 작품 자체 만으로 국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킬지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