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온달과 평강공주에서 국악계 스타부부로. 김준호, 손심심 부부가 일과 사랑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힘든 시절을 함께 버틴 두 사람은 30년 무대에 함께 오르며 서로를 의지했다.
21일 MBC '휴먼다큐 사람이 좋다'에는 김준호, 손심심 부부가 출연해 국악인 부부의 일상을 소개했다. 김준호, 손심심 부부는 1997년 '10시! 임성훈입니다'에 혜성처럼 나타나 구성진 소리와 입담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자신과 결혼해준 손심심에 김준호는 "90% 실패 10% 성공확률에 배팅한 사람"이라며 믿음을 드러냈다. 어렵고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부산대학교 국문과를 중퇴한 김준호는 과거 후줄근한 차림으로 돌아다녔다. 현실에 비관하여 출가를 생각할 즈음 만난 사람이 바로 손심심. 당시 만난 한복디자이너는 "단벌신사였다"고 회상했다.
김준호의 진가를 알아본 사람은 손심심. 손심심은 "문화계에서 최고로 만들어 주겠다"며 같이 일하자고 설득했다. 사람들은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고 불렀지만, 손심심에겐 확고한 믿음이 있었다. "그때 김준호는 곤궁했으나 실력과 공부 됨됨이는 나를 채워줄 것이라고 믿었다. 그걸 내가 산거다."
김준호는 아내 첫 인상에 "프랑스 여배우 같았다. 하얀 드레스를 차려입었는데 감히 올려다보질 못할 나무"라며 "나는 그때 워낙 가진 것이 없어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다하더라도 대쉬할 수 없었다"고 과거를 떠올렸다.
결혼 후 두 사람은 각자의 위치에서 더 실력을 갈고 닦았다. 김준호는 2014년 부산시 무형문화재에 지정받았다.
김준호의 아내로 알려져 왔던 손심심은 사실 자타공인 알아주는 춤꾼. 손심심은 "왜 춤을 안 추냐고 물어올 때 섭섭하다. 나도 하고 있는데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렇게 묻는다"고 말했다.
손심심은 동아국악콩쿠르에서 은상을 수상, 고등학생 때 이미 부산 시립무용단에 입단했다. 현재 국가중요무형문화재 18호 동래야루 전수교육조교, 부산시 지정 무형 문화재 3호 동래학춤 이수자이다. 그는 제자들에게 춤을 전승해 주고, 재능기부를 하며 20년 전보다 더 왕성히 춤꾼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로에 대한 믿음으로 이 자리에까지 올라온 부부. 김준호는 아내에게 99점을 주며 "괜찮은 남자다"고 말했고, 손심심은 남편에게 95점을 주며 "다른 사람은 케어 못 한다"고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