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파트너가 '바르셀로나 듀오' 백승호(20)와 이승우(19)였기 때문이다. 대표팀에서 조영욱은 이들과 함께 스리톱을 구성하고 있다.
'역대급 재능'이라 불리며 세계 최고의 클럽 바르셀로나 소속인 두 선수와 달리 조영욱은 대학생 신분이다. 백승호와 이승우는 U-20 대표팀 최고 스타로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다. 반면 조영욱은 '무명의 선수'였다. 게다가 그는 대표팀 막내다. 압박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는 스타 선배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걱정부터 했다. 자신의 실력이 뒤떨어져 그들의 능력에 따라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근심도 생겼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A조 1차전 기니전이 끝난 뒤 만난 조영욱은 한때 이런 고충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는 "처음에 바르셀로나 선배 두 명과 함께 발을 맞춰야 한다는 것이 큰 부담감으로 작용했다. '내가 선배들에게 잘 맞출 수 있을까'라는 고민도 했다"며 "나는 어떻게든 선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받쳐 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조영욱은 '바르셀로나 듀오'와 함께 경기를 신나게 즐기고 있다.
"내 양쪽이 바르셀로나다!"
이 한마디가 조영욱의 달라진 자신감을 대변하고 있다. 그는 "형들과 마음도 잘 맞고 경기력도 잘 맞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이 높아졌다"며 "팬들도 나의 능력을 많이 인정해 주고 있다. 바르셀로나 형들의 경기력에 내 능력이 당당히 함께할 수 있다고 스스로 느끼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의 말대로 U-20 대표팀 최고 강점이 백승호-조영욱-이승우로 이어지는 공격 삼각편대다. 이들은 부동의 주전으로 군림하며 한국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1차전 기니전에서도 환상적인 조합으로 3-0 승리 주역이 됐다.
조영욱의 성장과 바르셀로나 듀오의 저력이 합쳐져 '폭발적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기니전에서 백승호와 이승우는 골맛을 봤다. 하지만 조영욱은 그러지 못했다. 전반 45분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골을 성공시켰지만 비디오 판독 시스템(VAR·Video Assistant Referees)으로 골이 취소됐다. 이승우가 패스를 하는 과정에서 골라인을 벗어난 것이 VAR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골 번복 사태는 조영욱의 득점 의지를 더욱 높였다. 그는 "너무나 골을 넣고 싶다. 아르헨티나와 2차전에서는 깔끔하게 골을 넣겠다. 무조건 골을 넣을 것"이라고 비장함을 드러냈다.
신태용(47) U-20 대표팀 감독도 성장하고 있는 조영욱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다. 신 감독은 "조영욱이 많이 올라왔다. 원톱으로 문전에서 싸워 주는 모습은 정말 발전했다. 자신만의 좋은 스타일을 가지고 있다"며 "백승호, 이승우 콤비와도 잘 맞는다. 앞으로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것"이라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