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고 나면 새 구설수에 오르는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 악마의 편집 논란부터 해외 불법투표·연습생 중도하차·악플세례까지, 프로그램은 하나에 논란은 수두룩하다. 말도 많고 탈도 많다는 건 대중의 관심이 높고 화제성과 인기가 뜨겁다는 걸 방증하는 셈이다.
1등이 무려 100만표 시즌1 첫 1등이었던 김세정은 55만여 표에 불과했다. 시즌2 첫 1등 마루기획 소속 박지훈 연습생은 무려 100만표를 넘겼다. 3주간 누적 투표 수는 2400만 건을 넘겼다. 고정픽(지지하는 연습생 11인) 데뷔를 위해 올인하는 국민프로듀서들의 열정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시즌부터 해외투표를 금지시켰다는 Mnet 측의 입장과 달리, 대한민국에 국한된 투표수라기엔 의구심이 든다.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에서 CJ 웹사이트 회원의 아이디와 개인정보가 10만건 이상 불법 거래된 정황이 포착됐다. 소셜커머스 업체 티몬의 계정 또한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심지어 고정픽의 얼굴을 합성해 아이디를 어떻게 구입하고, 어떤 방식으로 투표할 수 있는지 중국어로 설명된 포스터도 등장했다. 해당 SNS 계정엔 매일 아이디 1개당 1회 투표가 가능하기 때문에 아이디를 여러개 사야 한다는 댓글까지 달렸다. CJ 측은 "서버와 데이터베이스에서 외부 해킹 시도나 데이터 유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수사 의뢰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을 예정이지만 피해 예방에 대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해외 투표를 막기 위해 보안을 강화하는 투표방식을 도입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모금액이 수백만원 매주 공개되는 순위표를 보면 분량과 연습생들의 투표수는 절대 비례하지 않는다. 상위권 중엔 분량이 손에 꼽힐 정도로 적은 연습생도 있다. 팬들은 "매력을 '발굴'하고 있다"는 유머로 영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어벤져스조로 떠오른 '쏘리쏘리 2조' 연습생들의 순위가 급상승하고 악마의 편집으로 악플세례를 받는 연습생들을 보면, 방송이 투표에 미치는 영향 또한 무시할 수 없다. 데뷔에는 만인의 지지가 필요한 법. 이에 일찌감치 고정픽을 정한 국민프로듀서들이 뜻을 모아 장외에서 영업을 뛰고 있다. 상위권 연습생까지 급격하게 순위가 바뀌는 탓에 그 누구도 데뷔를 안심할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 옥외광고판부터 지하철·버스·카페 등 데뷔 서포트를 위한 모금이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오디션 기간 중 생일을 맞은 연습생에게 인기 아이돌스타만 가질 수 있다는 별을 선물한 중국팬 연합도 있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수백만원에 달해 웬만한 아이돌의 인기를 훌쩍 넘는다. 한국을 넘어 중국과 일본팬들까지 해당 모금에 동참하고 있는데, 한 일본 팬은 "25일부터 Mnet재팬 채널을 통해 정식 방송이 된다고 들었다. 하지만 우리는 투표할 수 없으니 돈으로 힘을 보태는 것"이라고 전해왔다. 일본에선 이미 일부 연습생들의 애칭이 정해졌고, 아이돌의 길을 포기한 마루기획 소속 권협까지 협타마(협+'사마'의 귀여운 버전)로 불리고 있다.
팬들에 따르면 Mnet 측은 과열된 영업전쟁에 "당사 로고·프로그램명·프로필 사진·투표 QR코드 삽입 등은 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현장평가에서 몰래 찍어온 사진으로 광고를 걸게 되는데 이 또한 데이터 판매 과열이라는 역효과를 낳고 있는 실정이다.
"글로벌 아이돌그룹을 만들겠다"는 제작진의 목표는 이미 실현됐다. 2차 순위발표식까지 녹화를 마친 가운데, 11인의 데뷔멤버를 향한 국민프로듀서들의 치열한 영업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