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7시(현시지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극장에서 제70회 칸 국제영화제 폐막식이 열렸다. '옥자'와 '그 후' 등 올해 칸 영화제에서 한국 영화나 한국 감독 연출의 영화는 모두 수상에 실패했지만, 칸에서 얻은 건 그 어떤 해보다 많았다.
우선,봉준호 감독의 '옥자'와 홍상수 감독의 '그 후'로 한국영화는 2년 연속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지난해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덕분에 한국영화가 4년 만에 칸 경쟁 부문에 올랐다. 이후 1년 만에 두 작품으로 칸에 초청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수상엔 실패했지만, 봉준호 감독은 세계적인 위상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옥자'는 극장개봉방식이 아닌 온라인스트리밍서비스로 전세계 대부분의 도시에서 선보인다는 점에서 경쟁 부문에 오른 뒤부터 줄곧 논란이 됐다'. 하지만 상영회 후에는 영화를 어떻게 관객들에게 선보이는지에 대한 방식 보다는 영화 자체에 대한 평가로 관심이 쏠렸다. 봉준호가 던진 영화의 메시지와 작품성 덕분이었다. 또 수 많은 영화인들이 상영회 후 '옥자'의 플랫폼에 대한 지적을 하면 할수록 작품만 놓고 봤을 땐 유력한 수상 후보라는 점을 시사했다. 실제로 영화 자체에 대한 좋은 평도 많았다.
홍상수 감독은 칸의 사랑받는 감독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 '그 후'는 경쟁부문,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에 초청됐다. 두 편의 영화가 같이 초청되며 기염을 토했다. 올해로 칸 영화제 초청만 이번이 벌써 9번째다. 작품은 총 10개다. 한국감독 중 최다 초청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불한당 : 나쁜 놈들의 세상(변성현 감독)', '악녀(정병길 감독)'은 칸 경쟁작 만큼이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불한당'은 상영 후 칸 영화제에 초청받은 영화 중 가장 긴 시간 기립박수을 받았다. 영화가 끝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자 객석에서 8분간 박수가 쏟아졌다. 이 같은 열기 덕에 6월 프랑스에 이어 인도네시아, 호주, 뉴질랜드, 일본, 대만, 필리핀에서의 개봉을 확정지었다. 해외 117개국에 판매되는 좋은 성과도 냈다. '악녀'도 필름마켓 시사 이후 북미와 남미를 비롯해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오세아니아, 대만, 필리핀 등 세계 115개국 배급사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김옥빈 주연의 '악녀'는 여성 킬러라는 캐릭터와 감각적인 액션 장르라는 점에 해외 바이어들이 많은 관심을 받았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oins.com 사진=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