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계 최대 성수기라고 대작만 등판하는 것은 아니다. 스크린의 다양성은 작은 영화들이 지킨다. 틈새를 노리는 작은 고추들은 언제나 매섭다. 실제 여름시장의 시작과 끝은 작은 영화들의 몫이다. 6월 '박열(이준익 감독)'이 열고 8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이 닫는다. 박열
개봉 : 6월28일 감독 : 이준익 출연 : 이제훈·최희서
대작들도 눈치를 보며 개봉 시기를 명확하게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박열'은 일찌감치 6월 말 개봉을 결정, 승부수를 띄웠다. 영화에 대한 자신감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박열'은 1923년 도쿄에서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후미코의 믿기 힘든 실화를 다룬다.
이준익 감독과 이제훈이 의기투합했다. 언젠가 한 번은 꼭 만날 것 같았던 조합이다. 역사적 사실을 배경으로 인물을 그리는 탁월한 연출력으로 정평이 난 이준익 감독이다.
'왕의 남자' '사도' '동주' 성공의 바통을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 일본 저격을 서슴지 않은 이준익 감독은 스스로 "처음 관심을 가졌던 순간부터 20여 년이 지나 박열을 만들게 된 것에 대해서 대견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제훈은 '박열'로 배우인생 터닝포인트를 노린다. 감독조차 못 알아볼 정도로 비주얼에 변신을 꾀했고 이를 위해 금식도 강행했다. 마지막 촬영 날 눈물을 펑펑 쏟았다는 이제훈의 진정성이 관객들에게도 통할지 지켜 볼 일이다.
청년경찰
개봉 : 8월 감독 : 김주환 출연 : 박서준·강하늘
300억 대작 '신과함께'가 겨울 개봉을 최종 확정지으면서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깜짝 복병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믿을 것이라곤 전공 서적과 젊음 뿐인 두 경찰대생이 눈앞에서 목격한 납치사건에 휘말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청춘 수사 액션물.
대세배우 박서준·강하늘이 손 잡았지만 신인감독 입봉작에 타 영화들에 비하면 약체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청춘과 열정, 패기가 '청년경찰'에는 있다. 젊고 트렌디한 개성으로 여름시장 문을 두드리겠다는 포부다. 여타 수사 소재 영화와도 차별점을 보이는 가운데 정반대 성격의 두 캐릭터가 보여줄 콤비플레이가 관건이다.
'청년경찰' 측은 "올 여름시장은 의미있는 메시지를 담은 대작들이 많다. 대부분 시대와 실화를 다룬다"며 "'청년경찰'은 그 사이에서 가벼운 오락영화로 장르적인 존재감은 충분히 있을 것 같다. 젊고 뜨거운 에너지는 여름의 청량한 계절감과 어우러져 더욱 시너지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