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 최우수 연기상(덕혜옹주)을 수상한 손예진이 취중토크에 나섰다. 소맥 한 잔에 얼굴이 빨개지고 어지러워할 정도로 술은 잘 못 마셨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거절하고 빼는 법도 없었다. 내숭과 거리가 멀었다. 골뱅이 회와 골뱅이 찜, 샤브샤브까지 먹고, 모듬 튀김까지 비워냈다. "너무 많이 먹었다"면서도 스테이크에 치즈까지 얹어서 맛있게 먹었다. 비현실적으로 아름다운 외모에 쿨하고 털털한 성격은 같은 여자가 봐도 반할 정도. 재밌는 얘기를 할 땐 파안대소했고, 때론 코믹한 표정을 지으면서 취중토크의 분위기를 이끌어갔다. 외모 만큼이나 마음까지 예쁜 손예진이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참 쉬지 않고 일하는 배우예요.
"그러니깐요.(웃음) 올해 초에 5개월 정도 쉬었어요. 여행도 다니고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그 때 충분히, 엄청 많이 쉰거예요. 전 오랫동안 쉬는 배우들은 쉬면서 뭐하는지 궁금해요. 사실 전 일 없을 때 되게 한가하거든요. 제가 백상에서 상을 받으면서 얘기했는데 전 캐릭터가 주어져야 막 피가 도는 것 같고 살아있음을 느껴요. 뭔가 역할이 주어지지 않으면 '내가 누구지?'라는 생각에 빠질 수도 있고, 오래 쉬는 걸 제가 잘 못 참는 것 같아요. 차기작을 정한 지금은 그래서 행복해요. 일이 없으면 안될 것 같아요."
-쉴 때 여행말고 또 뭐하나요.
"드라마도 챙겨보고 영화도 보고 그래요. 드라마는 처음 보다가 재밌을 것 같으면 끝까지 챙겨서 봐요. tvN '시그널'을 재밌게 봤어요. 김혜수 선배님 연기를 보면서 진짜 감탄했죠. tvN '디어 마이 프렌즈'도 재밌게 봤어요. 매일 방송하는 날을 기다리면서 챙겨봤어요. 그건 거의 제 인생 드라마 중 하나예요. 정말 좋았고, 한 장면 한 장면 정말 좋았어요. 노희경 선생님의 글과 배우들의 합이 소름끼치더라고요. 백상 날 노희경 선생님이 오셔서 인사드리면서 '드라마 너무 재밌게 봤다'고 말씀드렸어요. 20대 때 봤으면 몰랐을 감정을 30대가 돼서 보니깐 알겠더라고요. 저랑 친한 (송)윤아 언니, (엄)지원 언니, (공)효진 언니,(이)민정씨 등 '디어 마이 프렌즈' 얘기하면서 우리도 몇 십년 지나서 저런 드라마 같이 하자고 얘기했어요. 정말 좋을 것 같아요. '디어 마이 프렌즈'에 출연한 선생님들도 촬영하는 매 순간이 정말 행복했을 것 같아요."
-송윤아·오윤아·이정현·이민정·공효진·엄지원 등 절친 모임이 있죠.
"(송)윤아 언니는 어떤 자리서 우연히 만났어요. 언니가 너무 소탈하고 이야기를 잘 하니까. 이야기를 나누는데 '나는 예진씨 연기하는게 정말 좋아'라고 말해주는 거예요. 제 입장에서는 그렇게 마음을 드러내는 선배님이 얼마나 감사하고 황송해요. 전화번호를 교환하고 어떤 행사에서 다시 만나면서 더 친해졌죠. 그리고 윤아 언니와 (엄)지원 언니는 이미 잘 아는 사이였고. 서로 서로 알고 통하다 보니까 그렇게 모이게 된 것 같아요. 한 번씩 모여서 밥먹고 최근에는 여행도 다녀왔고요. 만나면 이야기 하는 내용이 제각각이긴 한데도 누구나 공감은 하는거죠. 생각이 비슷해서 재미있기도 해요. 욕할 땐 같이 욕해주고.(웃음) 여자들만의 의리라는 것이 있잖아요.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니까 어떤 고충을 딱 한 마디만 털어놔도 '저 사람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구나' 알아요. 척하면 척이니까 서로에게 위로가 되죠."
-그런데 어쩜 그렇게 계속 예뻐요.
"하하하. 에이. 전 이제 30대 잖아요. 요즘 어리고 풋풋하고 예쁜 배우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전 풋풋함이 없잖아요.(웃음)"
-체중도 항상 그대로인 것 같아요.
"정말 죽어라 운동해요.(웃음) 데뷔 때 보다는 체중이 늘었어요. 데뷔 때는 정말 너무 말랐거든요.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니에요."
-'여름향기'·'연애시대'·'클래식'·'내 머리 속의 지우개' 등 대표작이 정말 많아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작품으로 저를 기억해주신다는 게 참 감사한 일이죠. 어떤 분은 ''클래식' 때 정말 좋았어요'라고 하는 분도 있고 또 어떤 분은 '연애시대'를 얘기하기도 하고 그래요. 그렇게 다른 작품으로 제 연기를, 제 캐릭터를 기억해주신다는 게 배우로서 참 행복하죠."
-예진씨가 꼽는 대표작은 뭔가요.
"글쎄요. 하나를 꼽기 힘든데요. 그래도 그 중에서 꼽으라면 어쩔 수 없이 최신작을 얘기할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제일 최근에 찍은 게 가장 마음 속에 많이 남아있고, 기억이 많이 나서 그런가봐요. '비밀은 없다'도 '덕혜옹주'도 정말 소중한 작품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