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리그는 일찌감치 경쟁 구도가 드러났다. 6월 셋째 주까지 KIA와 NC는 양강 체제를 구축하며 선두를 다투고 있다. 5경기 차이로 두산이 뒤따르고 있고, LG와 SK 그리고 넥센이 5할 승률을 넘기며 중위권을 구축하고 있다.
반면 하위권은 한 팀이 늘었다. 5할 승률을 오르내리던 롯데가 지난주 6경기에서 전패를 당했다. 승패 차이는 '-8'까지 떨어졌다. 6위 넥센과의 게임차(5경기)보다 최하위 삼성과의 게임차(4.5경기)가 더 적다. 한화, kt, 삼성은 5월 이후 줄곧 하위권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엔 이 정도로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지 않았다. 28승1무32패를 기록한 LG가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에 올랐다. 10위 한화와 4.5경기 차에 불과했다. 20일 현재 5위와 10위의 격차는 10.5경기에 이른다.
개막 첫 달, 삼성이 4승(2무20패)에 그쳤을 때부터 흥미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 이제는 중위권 경쟁마저 식고 있다. 지난 두 시즌(2015~2016년) 동안 가장 리그를 뜨겁게 만든 요인은 와일드카드 경쟁이다. 시즌이 반환점도 돌지 않은 시점이지만 반전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화와 삼성의 반등이 흥행 기대 요인이다. 최근 상승세는 판도 변화에 변수가 될 만하다.
한화는 지난주 4승2패를 거뒀다. 이상군 감독대행 체제 뒤 처음으로 주간 승률 5할을 넘겼다. 타자 한 명의 타격감이 팀 분위기를 바꿨다. 외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8)는 이 기간 타율 0.500·8홈런·15타점을 기록했다.
여전히 선발진은 불안하다. 하지만 공격력으로 만회한다. 로사리오의 타격감은 한화 타선 전체에 시너지가 될 수 있다. 그를 피하면 다른 타자와는 정면 승부를 해야 한다. 김경언, 송광민 등 뒤에 오는 타자들도 장타력이 있다. 승부는 더 부담된다. 좋은 공을 줄 수 없으니 유인구 구사가 많아진다. 투구 수는 늘어나고 실투 가능성도 커진다. 오른손가락 부상을 당한 김태균까지 복귀하면 그 효과는 더 커진다.
한화는 이상군 대행 체제 이후 팀 타율, 구원진 평균자책점 등 여러 지표에서 기록이 좋아졌다. 특히 퀵후크가 줄면서 불펜진 숨통이 트였다. 이전보다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수비와 주루도 세밀해졌다는 평가다. 모두 벤치 수장 교체 효과로 돌릴 순 없지만 전반적으로 상승세를 탄 건 분명하다.
삼성도 암흑 같던 4월이 지난 뒤엔 정상 궤도에 올라왔다. 5월부터 지난주까지 치른 41경기에서 승률 0.488(20승21패)을 기록했다. 5월 둘째 주 이후 3연패도 없었다.
부진으로 2군까지 다녀왔던 외인 타자 대린 러프가 4번 타자 역할을 해내기 시작했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구자욱과 박해민의 타격감도 올라왔다. 외인 투수 두 명의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킨다. 시즌 초반 유독 흔들렸던 필승조도 장필준과 장원삼이 선전하며 안정감이 생겼다. 어느새 최하위 탈출을 눈앞에 뒀다.
두 팀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경기력만 보여 줘도 이전보다 관심이 커질 수 있다. 이번 주 중 3연전에서 한화는 넥센, 삼성은 LG를 만난다. 상대 전적에서 크게 뒤진 상위권 팀이다. 주말 경기에선 두 팀이 맞대결을 한다. 리그 전체의 흥행을 위해서도 두 팀의 선전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