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로 위의 폭스'로 불리는 김용근(35·렛츠런파크 서울) 기수가 개인 통산 500승을 달성했다. 그는 "꾸준히 강점을 개발해 롱런하는 선수가 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김용근 기수는 지난 11일 열린 제4경주(국5등급·1200m·핸디캡)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5년 만 스물셋의 나이로 기수로 데뷔한 뒤 부산과 경남 지역의 스타로 10년간 군림했던 그는 2017년 렛츠런파크 서울로 이적해 또 한 번 큰 기록을 완성하면서 연착륙에 성공했다.
김용근 기수는 대학 시절 지인이 '말을 타 보라'고 권유하면서 우연히 기수의 세계를 알게 됐다고 한다. 약 석 달간의 준비 기간을 거친 그는 기수 훈련생으로 합격하면서 본격적인 기수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 이후 '어떤 말이든 김용근이 타면 최대치의 역량을 발휘하는 기수가 되겠다'는 각오로 매달렸다. 기승 자세나 사회성 등 그 어떤 것이라도 자신만의 특출난 장점을 가진 기수로 자리를 잡아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기 때문이다. 단 3개월 만에 기수 훈련생이 되는데 이어 최고의 기수 스타로 성장할 수 있었던 비결이었다.
남모를 고생도 많이 했다. 군 입대와 면허정지 등 약 4년간의 공백 기간을 거칠 때는 말을 타지 못하게 될까 싶어서 애를 태웠다. 하지만 김용근 기수는 어려운 시기를 내적 성장의 발판으로 삼았다. 2014년부터 다시 말을 타기 시작했고 연평균 90승 이상(2014년 91승·2015년 98승·2016년 84승)을 달성하며 놀라운 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공백기 뒤 다시 돌아왔을 때 나를 여전히 믿어 주던 사람들을 보며 큰 힘을 얻었다"고 털어놨다. 생애 가장 어려운 시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그래서일까. 김용근 기수는 과감하고 용기 있는 경주 스타일과 달리 늘 겸손하다. 그는 "나는 단 한 번도 말을 잘 탄다고 느낀 적이 없다. 후배들에게도 '지금 잘나간다고 자만하기보다는 자신만의 강점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라'고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어디서건 빛난다. 김용근 기수는 부산과 경남을 넘어 서울에서도 통한다는 걸 또 한 번 입증했다. 올해 렛츠런파크 서울로 이적한 그는 여러 환경의 변화에도 빼어난 실력을 자랑하고 있다. 렛츠런파크 서울에서는 페로비치(36) 기수 다음으로 기수 랭킹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목표는 하나다. '반짝'하고 사라지는 기수가 아닌 롱런하며 사랑받는 기수로 남는 것이다. 나이가 들어서는 후배 양성에도 힘을 쏟고 싶다고 한다.
김용근 기수는 "최종 목표는 롱런하는 기수가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1979년 데뷔한 김귀배 선배님이 고령임에도 최선을 다해 기수 생활을 하는 모습을 존경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회가 된다면 기수 교육 등 후진 양성을 위해 활동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